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흰머리가 생기는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흰머리의 생성 원인에는 멜라닌 색소의 감소, 줄기세포의 소진, DNA 손상·세포자멸, 산화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멜라닌 색소는 피부·머리카락·눈동자의 색깔을 결정하는 천연 색소이며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최근에는 흰머리가 피부암(흑색종) 세포와 싸워 이긴 일종의 흔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일본 도쿄대 연구팀은 흰머리는 단순한 노화의 결과가 아니라 피부암을 막기 위한 세포의 방어 반응일 수 있는 것으로 생쥐 실험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머리칼의 모낭 속 ‘멜라닌세포 줄기세포’(McSC)는 DNA 손상을 감지하면 스스로 제거하는 과정(세포자멸 과정)을 거치며, 이 때문에 머리카락이 회색으로 변한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을 ‘노화 관련 분화’(Seno-differentiation)라고 부르며 흰머리가 몸을 지키려는 일종의 변화나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Graying Hair May Reflect a Natural Defense Against Cancer Risk, New Study Finds)는 《네이처 세포 생물학(Nature Cell Biology)》에 실렸다.
그렇다면 흰머리가 생기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주요 이론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멜라닌색소의 감소 이론이다. 머리카락 색을 만드는 멜라닌 색소가 줄어들거나 전달이 잘 되지 않으면 머리카락은 흰색으로 변한다. 둘째, 줄기세포의 소진 이론이다. 모낭 속 멜라닌세포 줄기세포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고갈되거나 기능을 잃으면 색소 세포가 만들어지지 않아 흰머리가 생긴다.
셋째, DNA 손상 및 세포자멸 이론이다. 세포가 DNA에 큰 손상을 입으면 스스로 제거되면서 흰머리가 발생한다. 넷째, 산화 스트레스 이론이다. 활성산소가 세포를 손상시켜 색소 생성 능력을 떨어뜨리면서 흰머리를 만든다. 하지만 이밖에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도 결코 뺄 수 없는 중요한 변수다. 가족력, 인종, 성별, 흡연, 영양 상태, 약물 복용, 심리적 스트레스 등이 흰머리의 발생 시기와 정도에 큰 영향을 준다.
최근의 각종 연구 결과로 이런 이론이 뒷받침하거나 확장되고 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멜라닌세포 줄기세포를 빠르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로 인해 머리카락이 갑자기 회색으로 변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컬럼비아대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실제로 흰머리 발생과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줄면 일부 머리카락은 다시 원래의 색깔을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미국 뉴욕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 멜라닌 줄기세포가 모낭 속 특정 위치에 갇힌 채 움직이지 못해 색소 세포로 분화하지 못하고 흰머리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된 연구에서는 활성산소가 세포를 손상시켜 흰머리를 앞당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식물 성분 연구에서는 하수오·녹차·팥 등 추출물이 줄기세포 유지와 산화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혜·경험의 상징 흰머리, DNA손상·스트레스 등과 싸운 세포의 ‘승리’ 흔적일 수도”
종전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흰머리는 단순히 나이의 흔적이 아니라, 세포가 DNA손상· 스트레스·산화작용 등과 싸운 뒤 남긴 결과일 수 있다. 흰머리가 피부암과 같은 위험한 세포와 싸운 흔적일 수 있다는 도쿄대 연구팀의 발표는 이런 연구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흰머리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보내는 신호의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의하면 국내 피부암은 전체 암 발생의 약 2.9%를 차지하며 최근 20년간 환자 수가 7배 이상 늘었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더 많다. 피부암에는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 혈관육종 등이 포함된다. 기저세포암은 생존율이 거의 100%에 달하지만, 악성 흑색종은 여전히 치명적이라 조기 발견과 자외선 차단이 중요하다.
오늘날 흰머리의 사회적 의미는 다양하다. 어떤 조사 연구에서는 흰머리 남성이 더 신뢰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흰머리가 지혜와 경험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흰머리는 스트레스와 노화, DNA 손상, 산화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얽혀 나타난다. 그것은 단순한 노화의 표시가 아니라, 세포가 치열하게 싸운 뒤 전하는 작은 ‘승전보’일 수도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흰머리는 왜 생기나요?
A1. 흰머리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멜라닌 색소가 줄어드는 경우, 모낭 속 멜라닌세포 줄기세포가 고갈되는 경우, DNA 손상으로 세포가 스스로 제거되는 경우, 그리고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도 큰 영향을 줍니다.
Q2. 흰머리가 피부암과 싸운 흔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A2. 일본 도쿄대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흰머리가 단순한 노화의 결과가 아니라, 피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한 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의 흔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모낭 속 멜라닌세포 줄기세포가 DNA 손상을 감지하면 스스로 제거되면서 머리카락이 회색으로 변하는데, 이는 몸을 지키려는 방어 반응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Q3. 스트레스가 흰머리 발생에 영향을 주나요?
A3. 네, 스트레스는 흰머리를 앞당기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버드대 연구에서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멜라닌 줄기세포를 빠르게 소모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컬럼비아대 연구에서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실제로 흰머리 발생과 연결된다는 증거를 제시했으며, 스트레스가 줄면 일부 머리카락이 다시 원래 색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