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 유무에 따라 부모의 건강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에서 50만 명이 넘는 부모의 데이터를 확인해 내린 결론이다.
베이징대·옥스퍼드대·충칭의대 공동 연구팀은 중국인 51만2413명의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분석해 10~14년간 추적했다. 이후 의료보험 기록과 병원 이용 기록 등을 바탕으로 자녀 유무와 질병 발병 위험 사이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남녀 모두 출산 이후 다양한 질병 위험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자녀가 있을 때보다 자녀가 없을 때 치매 위험이 170% 높아졌고, 정신·행동장애 위험이 56%, 만성폐쇄성폐질환이 56%, 기관지염이 43%, 각종 심혈관질환 위험이 10%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역시 자녀가 있을 때에 비해 자녀가 없을 때 정신·행동장애 위험이 34% 높아졌고, 뇌내출혈 위험이 28%, 혀혈성 뇌졸중 위험이 11% 높아졌다.
일부 질병은 자녀가 많아질수록 위험이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남성은 자녀 1명이 늘어날 때마다 정신·행동장애 위험이 평균 7% 감소했고 여성은 자녀 1명이 늘어나면 유방암 위험이 18% 감소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여성은 신장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 역시 자녀가 많아질수록 위험이 줄어드는 경향이 관찰됐다.
다만 남녀 모두 자녀가 많을수록 건강한 것은 아니었다. 남성은 자녀가 4명 이상일 때부터 만성폐쇄성폐질환 위험이 오히려 13% 증가했고, 여성 역시 자녀가 4명 이상일 때부터 폐질환과 담낭염 위험이 각각 4%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망 위험이나 질병 발생 위험 등을 고려했을 때 3~4명의 자녀를 둔 부모가 가장 건강한 사례가 많았지만, 질환별로 최적점이 다르고 개인의 가족력이나 건강 특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뚜렷한 정답은 없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남성은 아버지의 역할을 시작하면 흡연 등 위험행동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여성은 임신이나 수유를 하며 에스트로겐 노출이 많아지면서 유방암 위험 감소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반대로 자녀의 정서·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고 심리적 부담이 작용하면서 무자녀 남녀의 질병 위험이 높아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중국의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중국의학저널(Chinese Medical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