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7일 (금)

러닝 1000만 시대, 무릎·발목 비명… ‘러너의 병’ 막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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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은 건강을 위한 가장 손쉬운 운동으로 꼽힌다. 특별한 장비 없이도 시작할 수 있고, 시간과 장소 제약도 적다. 하지만 러닝 인구가 급증하면서 그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도 점점 짙어지고 있다.

즐겁고, 건강에도 좋은 달리기. 하지만 무릎과 발목엔 부담을 많이 준다. 이를 어떻게 피해가며 달리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러닝은 반복적인 충격이 하체 관절과 근육에 집중되는 운동이다. 특히 초보 러너나 중장년층은 준비운동 부족, 덜 단련된 근육, 잘못된 자세, 과도한 운동량으로 인해 슬개대퇴통증증후군,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근골격계 3종 세트… ‘러너의 무릎’,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걸을 때, 무릎은 체중의 1.5배, 많게는 3배에 달하는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게 된다. 거기다 뛸 때는 그 부하가 더 커진다. 특히 슬개골(무릎 앞쪽 뼈) 주변에 압력이 집중되는데, 그러면서 연골이 마모되거나 염증이 생기기 쉽다.

이 때 생기는 것이 슬개대퇴통증증후군. 흔히 ‘러너의 무릎’(Runner’s Knee)이라 부르기도 하는, 바로 그것이다. 허벅지 근육(대퇴사두근)이 약하거나, 평발·요족 같은 체형적 요인이 있으면 무릎이 받는 부담이 더 커진다.

부산 해운대부민병원 관절센터 안영주 과장(정형외과, 스포츠의학 세부전문의)은 “초기엔 무릎 앞쪽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다 계단을 오르내리기나 내리막길을 달릴 때 증상이 더 심해진다”면서 “차츰 연골 손상 → 염증 → 관절액 증가 → 관절염으로 나아가면서 일상 생활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발바닥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 족저근막에 반복적으로 미세한 손상이 누적되면 여기에도 염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족저근막염이다.

차츰 발바닥 아치를 지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이 약화된다. 장거리 러닝을 계속 반복하거나 평발, 요족인 경우 그런 상황이 더 빨리 온다.

뒤꿈치에서 발가락으로 이어지는 근막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서 보행 패턴도 변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을 땐 만성 통증으로 이어진다.

또한, 발뒤꿈치 아킬레스건염도 문제다. 아킬레스건은 종아리 근육과 발뒤꿈치를 연결하는데, 러닝을 할 때 추진력과 충격 흡수에 핵심 역할을 한다. 하지만 종아리 근력이 약한 사람이 갑자기 운동량을 급히 늘릴 때 여기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선천적으로 아킬레스건이 짧거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아 뻣뻣했던 사람에 더 잘 생긴다. 특히 내리막길 러닝이나 스프린트 훈련에서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초기에는 발뒤꿈치 위쪽이 뻣뻣해지면서 통증이 느껴지는데, 대개는 운동 직후에 이런 증상을 느낀다. 그래도 계속 손상을 주면 미세 파열이 일어나면서 아킬레스건이 끊어질 수도 있다. 이럴 땐 수술을 해야 하는데, 회복에 몇 개월 넘게 걸린다.

미국도, 일본도 우리보다 먼저 겪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는 “러닝으로 인한 부상의 절반 이상이 무릎과 발목에 집중된다”고 했고, 일본에선 고령 러너의 증가에 따라 ‘러닝 후 관절 통증’ 관련 진료 건수가 최근 10년 새 2배 이상 늘었다는 보고도 있다.

여기엔 퇴행성 관절염과 아킬레스 건염이 있던 환자들이 러닝을 시작하며 증상이 더 악화된 사례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선 충격 흡수 포장재를 도입한 러닝 코스를 조성하고, 노년층 대상 러닝 워크숍을 운영하는 등 그 후유증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우리도 러닝 인구가 벌써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들 한다. 선풍적인 인기다. 러닝 앱과 커뮤니티 활성화가 여기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부상 예방 교육이나 회복 프로그램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대부분의 예방 대책은 ‘자세 교육’이나 ‘체조 실시’에 그치고 있으며, 기술적 개선은 미진한 상황이다.

러닝은 체계적 관리가 꼭 필요한 운동”

해운대부민병원 안 과장은 “러닝은 단순한 건강 활동을 넘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운동”이라며 “러닝을 시작할 때는 반드시 개인의 체력과 관절 상태를 고려해야 하며, 운동 전후 스트레칭과 회복 관리가 필수”라고 했다.

해운대부민병원 관절센터 안영주 과장이 달리기하면서 무릎과 발에 생기는 문제를 예방하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체중이 급히 줄거나 늘 때는 훈련량을 10% 정도 줄이고, 평소 하체 근력 운동과 좌우 균형 훈련을 꼭 병행할 것”을 권했다. 사진=해운대부민병원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주도형 러닝 문화가 강해 전문 코치나 운동 처방 없이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많이 나오는 러닝 앱에 부상 예측 기능이나 자세 교정 콘텐츠, 운동 강도 조절 알고리즘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조언한다.

부상 없이 오래 달리려면 근력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무릎 위 대퇴사두근은 착지 때 충격을 완화해 무릎 관절의 부담을 덜어준다.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무릎이 걱정된다면 대퇴사두근을 틈틈이 단련하면 좋다. 이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으로는 레그 익스텐션이 권장된다.

여기에다 러닝화를 선택할 땐 충격 흡수 기능과 아치 지지 여부를 세심히 살펴본다. 특히 자기 몸 상태에 맞게 운동 강도와 빈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초보자가 갑자기 운동량을 늘리면 꼭 탈이 나게 마련이다.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오거나 관절이 불안정하다 싶으면 즉시 운동을 중단한 후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사나흘 후까지 통증이나 후유증이 계속되면 그땐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뒤탈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해운대부민병원 안 과장은 “여성은 철분과 비타민D 결핍이 흔하니 기본 혈액검사로 자신의 몸 상태를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폐경 전후엔 호르몬 변화로 힘줄이나 뼈, 근육 대사가 달라져 같은 강도에서도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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