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 (목)

손바닥에 생긴 붉은 반점… ‘심장’이 보낸 경고 신호라고?

손·발바닥 붉은 반점, 감염성 심내막염 때문에 나타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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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오른손 엄지와 새끼 손가락 아래 두툼한 부분에 나타난 전형적인 제인웨이 병변(반점)과 검지에 발생한 오슬러 결절. 사진=큐레우스(Cureus)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갑자기 통증 없는 붉은 반점이 생긴다면 단순한 피부병이 아닐 수 있다. 드물지만 심장 안쪽에 세균이 감염되는 감염성 심내막염의 단서가 될 때가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는 26세 남성에게 심한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다. 논문은 영국 서섹스 대학병원 NHS 재단 트러스트 중환자의학과 의료진이 지난 4일 발표했다.

발열·식은땀 2주 지속… 심장 판막에서 2cm 넘는 세균 덩어리

의료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약 2주 동안 발열, 식은땀, 식욕 저하, 체중 감소를 겪었다. 진찰에서는 손가락 손톱 밑에 가느다란 출혈 자국이 보였다. 손과 발에는 오슬러 결절과 제인웨이 병변도 확인됐다. 오슬러 결절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에 생기는 작고 아픈 붉은 혹이다. 심장 판막에 세균 감염이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제인웨이 병변은 주로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나타나는 작고 붉은 반점이다.

검사 결과 원인은 심각했다. 심장 초음파에서 대동맥판과 승모판에 1cm가 넘는 큰 세균 덩어리가 여러 개 발견됐다. 일부는 크기가 2cm를 넘었다. 판막이 크게 망가져 피가 역류하고 있었다. 신장과 비장에서는 혈관이 막혀 조직이 손상되는 경색도 확인됐다.

혈액에서는 비독소성 디프테리아균이 검출됐다. 남성은 입원 72시간 안에 응급 수술을 받았다. 대동맥판과 승모판을 인공판막으로 바꾸고 심장 기저부 주변에 생긴 고름주머니도 제거했다. 이후 4주간 항생제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손바닥 반점 ‘제인웨이 병변’… 세균 덩어리 떨어져 혈관 막을 때 생겨

감염성 심내막염은 심장 안쪽이나 판막에 세균이 달라붙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판막에 붙은 세균과 혈전이 뭉쳐 덩어리를 만들 수 있다. 이 덩어리 일부가 떨어져 혈관을 타고 이동하면 몸 곳곳의 작은 혈관을 막을 수 있다.

이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피부 신호가 제인웨이 병변이다. 보통 통증이 거의 없다. 반면 오슬러 결절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에 생기며 작고 통증이 있다. 손톱 밑에 가느다란 붉은 선처럼 보이는 ‘선상 출혈’도 심내막염에서 관찰될 수 있다.

다만 이런 피부 변화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심내막염이라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발열이나 오한, 심한 피로,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다. 특히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 계속되면서 손바닥·발바닥에 새로운 반점이 생기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를 통해 비독소성 디프테리아균도 “빠르게 진행하고 판막을 심하게 파괴하는 심내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조기 발견과 여러 진료과가 함께 치료하는 다학제 접근이 좋은 결과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독소성 디프테리아균은 기침·재채기 때 나오는 비말이나 감염자의 호흡기 분비물, 피부 상처와의 접촉 등을 통해 퍼질 수 있다. 이번 환자의 정확한 감염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의료진은 남성이 코카인을 코로 흡입하면서 손상된 코·인두 점막을 통해 균이 침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치료 늦으면 판막 파괴·뇌졸중·장기 경색까지

감염성 심내막염이 위험한 이유는 감염이 심장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세균 덩어리가 떨어져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 신장이나 비장 혈관을 막으면 이번 사례처럼 장기 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판막이 심하게 파괴되면 심장이 피를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는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번 환자도 이미 신장과 비장에 여러 군데 경색이 발생한 상태였다. 대동맥판과 승모판에서는 심한 역류가 확인됐다. 결국 약물만으로는 치료하기 어려워 두 개의 심장 판막을 모두 교체해야 했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심내막염은 전형적인 병력이나 진찰 소견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큰 판막 증식물이나 색전증(혈전·세균 덩어리가 혈관을 막는 현상)이 확인되면 치료가 늦어지지 않도록 빠른 평가가 중요하다.

따라서 손바닥 반점 하나만 보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고열이 계속되고,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심하게 지치면서 손바닥·발바닥의 붉은 반점, 손톱 밑 출혈 같은 변화가 새로 생겼다면 단순 피부 문제로만 넘기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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