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1일 (토)

뇌진탕, 루게릭병(ALS) ‘초기 경고’일 수도…발병 촉발 아닌 역인과 가능성 제기

뇌손상 경험자에서 ALS 위험 2배 높아…연구팀 “초기 ALS가 낙상 유발 가능성”

무증상 단계의 초기 ALS가 낙상 등의 위험을 높여 뇌진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뇌진탕과 외상성 뇌손상은 루게릭병(ALS,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의 잠재적인 원인으로 지목돼 왔지만, 최근 이와 반대로 초기 ALS가 낙상 등의 위험을 높여 뇌진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즉, 뇌진탕 발생이 무증상 단계의 ALS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조기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퀸엘리자베스 대학병원의 신경병리학자 윌리엄 스튜어트 박사팀은 외상성 뇌손상 이력이 있는 약 8만 5700명과 이력이 없는 25만 7000여 명을 비교했다. 이 중 평균 6년 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ALS 진단을 받은 인원은 150명이었다.

분석 결과 외상성 뇌손상 이후 ALS 위험은 2배 이상 높았지만, 이러한 연관성은 뇌진탕 발생 후 2년까지만 관찰됐다. 진단 및 사망 연령은 외상성 뇌손상 이력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외상성 뇌손상 발생 후 몇 년간 높게 나타난 ALS 위험은 인과가 아닌 역인과 관계로 볼 수 있다”며 “즉, 뇌손상이 ALS 발병을 촉발한다기보다 이미 무증상 단계에 있던 환자에게서 근력 저하 등으로 인해 발생한 낙상 및 사고의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스웰헬스의 로잔나 사비니 박사는 외상성 뇌손상을 겪은 환자에서 퇴행성 신경질환 징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회복 과정 전반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기 개입이 진행 경과에 따라 예후와 생존율을 개선할 여지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미국의학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Traumatic Brain Injury and Risk of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근육이 서서히 약해지는 병…완치 없으나 관리로 진행 늦출 수 있어

ALS는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돼 근육이 서서히 약해지는 진행성 신경퇴행 질환이다. 감각·인지 기능은 비교적 보존되지만, 근육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걷기·말하기·삼키기·호흡하기 등이 점차 어려워진다. 병이 진행되면 사지 근육이 위축되고 호흡근이 마비돼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 초기에는 손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피로로 오인되기 쉽다.

명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환자의 약 5~10%는 가족성으로, 일부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은 흥분세포독성, 환경 오염, 중금속 노출, 면역 반응 이상 등 산발적 요인이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ALS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현재는 근력 유지, 영양 관리, 호흡 및 언어 재활 등 대증적 치료가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유일하게 효과가 입증된 약물인 릴루텍 정(riluzole)이 생존 기간을 수개월 연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근력 회복이나 삶의 질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1. 뇌진탕이 정말 루게릭병(ALS)을 유발할 수 있나요?

현재까지 연구 결과로는 ‘직접적인 원인’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과거에는 외상성 뇌손상이 루게릭병의 위험 요인으로 의심됐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오히려 초기 단계의 ALS로 인해 낙상·충돌이 발생해 뇌진탕으로 이어졌을 가능성, 즉 역인과(reverse causality) 가 제시됐습니다.

Q 2. 루게릭병의 초기 증상은 어떤가요?

초기에는 손이나 다리의 근력 저하, 물건을 쥐기 어려움, 발음이 어눌해짐(구음장애) 등이 나타나며, 점차 보행 장애·근육 위축·호흡 곤란으로 진행합니다. 이러한 증상이 있을 경우,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Q 3. 뇌진탕을 겪은 사람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외상 후에는 단순 회복뿐 아니라 신경학적 변화에 대한 장기 관찰이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뇌손상 환자에게서 기억력·운동 기능·근력 변화를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고, 필요 시 MRI·신경검사를 시행해 퇴행성 뇌질환의 조기 징후를 확인할 것을 권장합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