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주민, 유독 당뇨병 위험 높은 이유는?

덴마크보다 2배↑, 원주민의 4%는 유전적 이유로 10배↑

덴마크령 그린란드 인구의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매우 높으며 이는 유전적 이유 때문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일(현지시간) 재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영토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인구의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매우 높으며 이는 유전적 이유 때문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네이처 대사(Nature Metabolism)》에 발표된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이날 보도한 내용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그린란드에서는 당뇨병 환자가 거의 보고되지 않았지만 현재 당뇨병 유병률은 덴마크보다 거의 두 배나 높다. 특히 그린란드 이누이트(북극해 인근에 사는 원주민) 인구의 4%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10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

연구책임자인 코펜하겐대 요르겐 보이타제브스키 교수(영양 운동 스포츠학)는 “이 4%는 TBC1D4 유전자의 특정 변이를 가지고 있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10배나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 유전자 변이로 인해 당을 섭취해도 혈류에서 당을 배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포도당 불내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코펜하겐대와 그린란드 스테노당뇨병센터 연구진은 이 유전자 변이가 신체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보이타제브스키 교수는 “이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인슐린 저항성 근육 조직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신체 당섭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근육 조직이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결국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게 된다”고 했다.

그는 “특이한 점은 인슐린 저항성이 일반적으로 근육뿐만 아니라 간, 지방 조직 및 기타 장기와 세포에도 존재한다는 점”이라면서 “하지만 이 유전자 변이 보유자는 근육에서만 저항성이 발견되는데,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로 인해 췌장이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방출할 수 있고 다른 장기가 정상적인 인슐린 민감도를 유지하는 한 해당 변이 유전자 보유자는 당뇨병에 걸리지 않는다. “다른 당뇨병 전증 상태와는 달리, 이들 개인은 공복 혈당이나 인슐린 수치가 높지 않으며, 장기 혈당 상승의 지표도 나타나지 않아 의사가 이를 발견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연구의 일환으로 연구진은 신체 활동이 이 부분의 근육에서 인슐린 민감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검사했다. 동물 모델에 대한 종전 연구에서 이러한 작용에서 TBC1D4 단백질의 존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변이는 TBC1D4 단백질을 발현하지 못하게 한다. 이 때문에 이 특정 그룹에서 운동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가설이 있었다.

그러나 “한 시간의 적당한 신체 활동이 포함된 단 한 번의 훈련 세션만으로도 유전자 변이 보유자의 근육에 인슐린 민감성이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이타제브스키 교수는 밝혔다. 물론 그 효과는 비보유자만큼 뚜렷하지는 않았으나 신체 활동이 통한 근육 사용이 유전자 변이 보유자의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였다.

그는 “기존 당뇨병 약물을 사용해 당뇨병 환자를 치료할 때의 어려운 점은 이러한 약물이 근육의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지 않고 주로 간에서 당 생산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해 결과적으로 전체 혈당 수치를 낮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당 유전자 변이 보유자는 “식사를 하지 않을 때 혈당 수치가 상승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치료는 위험할 정도로 저혈당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것.

이러한 새로운 이해는 앞으로 일반적인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유형의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TBC1D4 단백질은 해당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정상적으로 발현된다. 다만 활성 조절에 손상이 발생할 뿐이다. 보이타제브스키 교수는 “우리는 신체 활동 중에 활성화되는 특정 효소가 TBC1D4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효소를 활성화해 TBC1D4 활동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되면 대부분의 다른 형태의 제2형 당뇨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2255-024-01153-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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