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심할수록 대화 중 스마트폰 많이 본다
미국 조지아대 제니퍼 샘프 교수와 오클라호마대 커뮤니케이션학과 선주형(한국인) 박사과정은 스마트폰 사용습관, 사회적 상호작용,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참가자 4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내 휴대전화에나 신경쓰는 게 낫겠다”나 “친구들이 내가 휴대전화를 너무 많이 이용한다고 말한다” 같은 문항에 대해 1~5점대의 설문에 답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과 사회적 불안이 클수록 휴대전화 화면에 코를 박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이 심각한 사람일수록 상호작용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았고 사회적 불안감이 있는 사람들은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것보다 휴대전화로 소통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응답했다.
또 신경증이나 부정적인 감정에 주목하는 성격적 특징을 보이면 퍼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다른 사람과 말다툼을 피하려 하고 유쾌한 사람은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휴대전화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또한 3명 이상의 사람이 모여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대화를 주도하는 동안 휴대전화로 관심을 돌려도 괜찮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샘프 교수는 이런 행태가 업무를 볼 때 휴대전화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다고 봤다. 또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퍼빙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봤다. “사람들은 팬데믹 기간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 위해 휴대전화와 다른 기술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에 얼굴을 맞대고 의사소통하는 것보다 문자메시지와 비디오메시지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이 우울증과 사회적 불안, 신경과민을 완화시키기 보다는 악화시키고 우정 만족도를 저하시킨다는 데 있다. 이번 연구의 아이디어를 내 논문 제1저자가 된 선주형 씨는 “당신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있다, 이 만남이 중요하다, 그리고 당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대화나 회의 중에는 휴대전화를 끄거나 화면이 보이지 않게 뒤집어 놓을 것을 권했다. 해당 논문은 올해 6월 ‘행동과 정보기술(Behaviour and Information Technology)’지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