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중은 예전과 비슷한데 유독 아랫배만 불룩 나오는 것은 ‘나잇살’이 아닐 수 있다. 중년 여성은 완경 전후 지방이 복부에 몰리는 변화가 나타나기 쉽다. 특히 배 속 장기 주변에 쌓이는 내장지방은 혈당·혈압·콜레스테롤 문제와 맞물려 심혈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체중 그대로인데 허리만 굵어진다…완경 전후 달라지는 지방 분포
중년에는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하고 에너지 소비량도 줄어 체지방이 늘기 쉬워진다. 여기에 완경 전후 에스트로겐 변화가 겹치면 지방이 엉덩이나 허벅지보다 복부 쪽에 축적되는 경향이 강해진다. 실제로 완경 이행기에는 복부 내장지방 증가와 제지방량 감소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래서 체중계 숫자만으로 몸의 변화를 판단하기 어렵다. 몸무게가 거의 늘지 않았는데도 허리둘레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적 요인과 활동량, 섭취 열량, 음주와 흡연 등도 복부지방 축적에 영향을 미치므로 ‘호르몬 탓’ 하나로만 돌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손으로 잡히는 살보다 무섭다…장기 둘러싼 ‘내장지방’
배에 붙은 지방은 모두 같은 지방이 아니다. 피부 바로 아래에 자리 잡아 손으로 잡히는 피하지방과 달리 내장지방은 복강 깊숙한 곳에서 장기를 둘러싼다. 내장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고혈당·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
특히 허리둘레는 체질량지수(BMI)가 놓칠 수 있는 복부비만을 살펴보는 지표다. 정상 체중인 사람도 복부에 지방이 많이 몰려 있다면 안심할 수 없다. 미국심장협회도 복부비만과 내장지방이 BMI와 별개로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관된다고 설명한다.
흰빵·단 음료부터 줄여라…뱃살 만드는 ‘숨은 열량’ 차단
아랫배를 줄이겠다고 밥을 무조건 굶는 방식은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먼저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와 디저트, 과자처럼 열량은 높지만 포만감은 낮은 식품의 섭취 빈도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식사는 채소와 통곡물의 비중을 높이고 생선·콩·두부·살코기 등으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편이 좋다.
지방도 종류를 따져야 한다. 버터나 지방이 많은 육류처럼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자주 먹기보다 생선·견과류·올리브오일 등 불포화지방을 공급하는 식품으로 일부 대체하는 것이 심혈관 건강에 유리하다. 술 역시 열량을 더하고 복부지방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배만 빼는 운동은 없다…걷기에 ‘근력운동’ 더해야
윗몸일으키기를 많이 한다고 아랫배 지방만 골라서 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복부비만을 줄이려면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를 늘리고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접근이 필요하다. 빠르게 걷기·자전거·수영 같은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서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체중 관리뿐 아니라 나이가 들며 감소하는 근육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 근육은 체중 못지않게 중요하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하루 에너지 소비도 줄어 같은 양을 먹어도 체중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도 완경 이행기는 심혈관 건강을 다시 점검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할 중요한 시기로 지목된다.
아랫배가 갑자기 두꺼워졌다면 외모의 변화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혈압·혈당·콜레스테롤과 허리둘레까지 함께 확인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