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9일 (수)

한때 ‘락토오보’ 택한 42세 노경은…150㎞ 가까운 공 던지는 비결은?

등판 뒤 20~30분 유산소·주 2회 웨이트…식단도 경기 일정 맞춰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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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세 투수’ 노경은이 지난 3월 1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준결승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 나와 투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에게 마흔은 은퇴를 생각하게 만드는 나이다. 그런데 42세에도 마운드에 올라 시속 150㎞에 가까운 공을 던지는 프로야구 투수가 있다.

SSG 랜더스 노경은은 1984년 3월 11일생으로 KBO리그 현역 투수 가운데 최고령이다. 2024년 38홀드, 2025년 35홀드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홀드왕에 올랐다. 올해 3월에는 13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무엇보다 구속이 좀처럼 나이를 먹지 않는다. 노경은은 2025년 경기에서 시속 150㎞를 기록했고, 최근에도 150㎞에 가까운 빠른 공을 던진다.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2007년생 고준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40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오랜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이 있다.

고기·생선 끊고 달걀·우유 먹는 ‘락토오보’

노경은의 자기관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채식 경험이다. 그는 2020년 인터뷰에서 채식을 시작한 뒤 몸이 가벼워졌고 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택한 방식이 ‘락토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이다. 이름은 낯설지만 식사법 자체는 어렵지 않다. ‘락토(lacto)’는 우유와 유제품, ‘오보(ovo)’는 달걀을 뜻한다.

소·돼지·닭 같은 육류와 생선·해산물을 먹지 않는 대신 우유와 치즈,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과 달걀은 섭취한다. 두부와 콩, 곡류, 채소, 과일, 견과류 등 식물성 식품도 주요 먹거리다. 달걀과 유제품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건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다.

운동량이 많은 사람에게는 이런 차이가 중요할 수 있다. 달걀과 유제품을 먹으면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B12 등을 섭취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그렇다고 락토오보 식단만 따르면 저절로 영양 균형이 맞는 것은 아니다. 먹는 양이 부족하면 필요한 열량을 채우기 어렵고 단백질이나 철분, 비타민D 같은 영양소도 부족해질 수 있다.

영양 균형을 고려해 구성한 채식 식단이라면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영양소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를 보면 채식이 일반 식단보다 운동 능력을 특별히 높인다거나, 반대로 떨어뜨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채식 여부보다 자신의 운동량에 맞춰 열량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여러 영양소를 고르게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노경은 역시 지금까지 락토오보 채식만 고집한 것은 아니다. 이후 고기를 다시 먹기 시작했고, 경기 일정과 몸 상태에 따라 채식과 육식을 조절해왔다. 현재의 경기력을 과거 락토오보 식단 하나의 효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던진 날엔 20~30분 유산소…새벽에도 이어온 운동

더 눈에 띄는 것은 오랫동안 이어온 운동 습관이다.

노경은은 마운드에 오른 날 경기 뒤 20~30분 동안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며 몸을 푼다. 등판하지 않은 날에는 무조건 운동하기보다 쉬면서 회복할 시간을 갖는다. 일주일에 두 차례 가량 웨이트트레이닝도 한다.

원정을 마치고 늦게 돌아와도 정해둔 운동을 쉽게 거르지 않는다. 부산이나 광주 원정을 마친 뒤 인천에 새벽 2~3시에 도착하더라도 다음 날이 휴일이면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2024년에도 원정에서 새벽에 돌아온 뒤 운동을 마치고 귀가할 만큼 일정한 훈련 습관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많이 운동하는 것은 아니다. 등판 여부와 연투 횟수, 다음 경기 일정에 따라 유산소와 상·하체 운동의 강도를 조절한다. 공을 던지지 않은 날에는 아예 쉬기도 한다. 40대 투수에게는 훈련만큼 회복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빠른 공은 팔 힘만 세다고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투구할 때는 다리에서 만든 힘이 골반과 몸통을 거쳐 어깨와 팔로 이어진다. 성인 야구 투수를 대상으로 한 17편의 연구를 종합한 분석에서도 엉덩이 주변 근력과 골반·몸통의 움직임 등 하체 기능이 투구 속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엉덩이 근력이 강한 투수일수록 공이 빠른 경향이 비교적 꾸준히 관찰됐다.

노경은이 42세에도 150㎞에 가까운 공을 던지는 이유를 특정 음식이나 운동 하나에서 찾기는 어렵다. 한때 락토오보 채식을 시도하며 자신에게 맞는 식사법을 찾았고, 이후에는 육식도 병행했다. 여기에 등판 뒤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트레이닝, 휴식을 일정에 맞게 조절하는 습관을 오랫동안 이어왔다.

노경은은 이제 송진우가 세운 KBO 역대 최고령 등판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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