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유방암 치료제 부작용 줄이는 약, 암세포 전이도 막는다?

항암제 부작용 메스꺼움·구토·염증 완화 보조제 덱사메타손...가장 흔한 유방암인 ‘ER+ 유방암’세포 퍼지는 것 막아줘

유방암에도 몇 가지 유형이 있지만 명칭이 너무 어렵다. 사람이 합성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덱사메타손이 가장 흔한 유방암의 세포 전이를 막아준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덱사메타손은 유방암 항암제의 골치 아픈 부작용인 메스꺼움·구토·염증 반응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항암 치료에서 보조적으로 쓰는 약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퍼지면 암 환자는 큰 고통을 겪는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본떠 만든 합성 스트레스 호르몬인 덱사메타손이 유방암 세포의 전이를 막아준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바젤대 연구팀은 유방암 항암제의 골치 아픈 부작용인 메스꺼움·구토·염증 반응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항암 치료에서 보조적으로 쓰는 약물인 덱사메타손이 특정 유형의 유방암 전이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 중 가장 흔한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ER+유방암) 환자에게 호르몬 치료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암세포 전이가 발생할 경우, 덱사메타손은 이 유방암의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퍼지는 것을 막아준다. 이는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해주는 효과를 낸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70%를 차지한다.

“합성 스트레스 호르몬 덱사메타손, 항암치료의 보조제에서 치료제로 승격 가능성”

연구팀은 덱사메타손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활성화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주요 성장 동력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생쥐 실험과 환자 유래 종양 조직을 활용한 실험에서 모두 이 같은 암세포의 전이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덱사메타손은 단순한 보조제 역할을 뛰어넘어 직접적인 항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모든 유형의 유방암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앞선 연구에서는 덱사메타손이 ‘삼중 음성 유방암’에서는 오히려 전이를 촉진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 신중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연구 결과(Activated glucocorticoid receptor is an estrogen receptor silencer in ER+ metastatic breast cancer)는 유럽분자생물학회(EMBO)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엠보 분자의학(EMBO Molecular Medicine)》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얼럿’에 소개됐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 중 하나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약 240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유방암은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예후가 좋은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환자에게서 호르몬 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암세포 전이가 발생한다. 이는 치료 성과를 뚝 떨어뜨리고 생존율을 낮추는 주요 원인이 된다. 이 같은 ‘치료 저항성 전이’는 기존 치료법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 새로운 접근법이 절실히 필요하다.

“매년 유방암 환자 240만 명 발생…‘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유방암이 약 70%”  

호르몬 요법은 유방암 치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서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암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며, 이를 차단하기 위해 항호르몬제를 쓴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타목시펜,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꼽힌다.

이들 약물은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비활성화하거나 에스트로겐 생성을 억제해 암세포의 성장을 늦춘다. 그러나 장기간의 치료 과정에서 일부 암세포는 호르몬 요법에 적응하거나 우회 경로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게 되며, 이때 전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치료 저항성 전이는 환자의 예후를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덱사메타손은 이미 임상 현장에서 널리 쓰고 있는 약물이므로, 안전성 검증과 임상 적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앞으로 임상시험에서 실제 환자에게서도 같은 효과가 확인된다면, 덱사메타손은 항암 보조제에서 직접적인 항암 치료제로 역할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그러나 덱사메타손이 모든 유방암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2019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삼중 음성 유방암에서 덱사메타손이 오히려 전이를 촉진한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는 암의 분자적 특성에 따라 약물의 효과가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덱사메타손을 유방암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암 유형과 분자적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세계적으로 유방암 연구는 분자 생물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치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해 환자별로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정밀의학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면역치료제와 표적치료제의 개발도 진행 중이다.

유방암은 여전히 여성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기 발견과 맞춤형 치료가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유방암 치료에서 덱사메타손이 단순한 보조제가 아닌 직접적인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방암의 유형은 이렇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운영하는 암 통계·감시 프로그램(SEER) 데이터에 따르면 유방암의 유형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유방암이 약 70%이고 ‘사람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2 양성(HER2+)’ 유방암이 약 9~10%, ‘삼중 음성 유방암(TNBC)’이 약 10~11%, '호르몬 수용체 음성/사람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2 양성(HR-/HER2+)' 유방암이 약 4~5%, 기타 및 불명이 약 5%다.

‘사람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2 양성(HER2+)’ 유방암에는 ‘HR+/HER2+’ 유방암이 포함된다. HR+/HER2+ 유방암은 호르몬(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수용체가 존재하면서 HER2 단백질도 과발현된 아형 유방암이고, HR-/HER2+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는 없지만 HER2 단백질이 과발현된 아형 유방암을 뜻한다.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다.

[자주 묻는 질문]

Q1. 덱사메타손은 원래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인가요? 

A1. 덱사메타손은 합성 글루코코르티코이드로, 항암 화학요법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스꺼움, 구토, 염증 같은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널리 쓰이는 보조제입니다. 염증 억제와 면역 반응 조절에도 사용되며, 비교적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로 분류됩니다. 

Q2. 이번 바젤대 연구에서 덱사메타손이 유방암에 어떤 효과를 보였나요?

A2. 연구팀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유방암에서 호르몬 치료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전이를 대상으로 덱사메타손을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간 전이가 줄고 생존 기간이 연장됐으며, 덱사메타손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활성화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성장 동력을 차단하는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Q3. 덱사메타손을 모든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나요? 

A3. 그렇지 않습니다. 덱사메타손은 특정 유형의 유방암(ER+)에서는 전이 억제 효과를 보였지만, 다른 유형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9년 연구에서는 삼중 음성 유방암에서 덱사메타손이 오히려 전이를 촉진한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따라서 환자의 암 유형과 분자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적용이 필요합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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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k*** 2025-11-25 22:01:15

    유방암이든 다른 암이든....간에 우연하더라도 암에 대한 억제와 치료제가 찾아지고, 만들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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