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자살은 우울한 사람만 한다고? “절반은 우울증·전조증상 없어”

美 연구팀 “우울감 해소한다고 자살 줄어들지 않을 것”

흔한 인식과는 다르게 실제 자살사망자 중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을 호소한 사람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극단적인 선택으로 삶을 마감한 사람의 절반 정도는 우울증을 진단 받거나 이전에 자살을 시도한 이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 개인의 우울감을 해소하는 것만 강조해서는 자살 예방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미국 유타대 연구팀은 자살 사망자 2769명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JAMA(미국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분석 대상자 중 사망 이전에도 자살 충동을 고백했거나, 실제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사람은 1432명으로, 전체 대상자의 51.7%였다. 나머지 대상자들은 이전에 자살 생각이나 시도 없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우울증 진단 비율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흔히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인식과 다르게, 실제로는 대상자의 41.7%만이 우울증을 진단받은 사람이었다. 자살 이전에 생각이나 시도 기록이 있던 사람들은 3분의 2가 우울증 진단자였던 반면, 그런 기록이 전혀 없던 사람들은 5명 중 1명 꼴로만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자살사망자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으며, 특히 우울증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전조 증상 없이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작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이어서 두 부류 대상자들의 유전자 위험도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조 증상이나 기록 없이 자살한 집단은 우울증, 우울감, 불안, 신경증 성향,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츠하이머병 등에 대한 유전적 소인이 일반 인구 대조군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낮았다. 이들이 일반 인구보다 뚜렷하게 높은 것은 두 항목이었는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알코올 중독 관련 유전인자였다. 두 항목은 전조 증상이나 자살 시도 기록이 있었던 집단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결국 자살자들의 공통점은 우울증이나 정신질환 여부가 아니라, 충동 조절 문제나 음주 관련 유전적 소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힐러리 쿤 유타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자살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우리 사회가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의 우울감을 줄이는 것에만 집중해서는 절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울하지 않고 평소 자살 생각을 해본적도 없는 사람이라도 순간의 선택을 잘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정신질환 치료나 우울증의 조기 진단은 물론, 충동성 조절이나 음주환경 개선, 사회적 고립과 직업적 스트레스의 해소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