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당뇨병약 ‘시타글립틴’, ‘이 병’ 막는 뜻밖의 효과가?

파킨슨병 유발 단백질 쌓이는 것 막아

혈당을 낮춰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물 '시타글립틴'이 의외로 파킨슨병의 진행을 막는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 파킨슨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용인세브란스병원·연세대 의대·세브란스병원 공동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거트(Gut)》에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도파민 신경세포에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이 쌓이면서 이상이 생기는 병으로, 떨림이나 경직·비정상적인 행동 느려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현재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쌓이는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력한 이유 중 하나로 해당 단백질이 장에서 쌓여 뇌로 이동한다는 가설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당뇨병 치료제인 시타글립틴을 사용해 파킨슨병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타글립틴은 혈당 조절 호르몬을 방해하는 ‘DPP-4’ 효소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연구팀은 이 약물이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혈당을 낮추는 것 외에도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의 도파민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파킨슨병을 유발한 뒤 시타글립틴을 투여했다. 그 결과 장에서 염증 반응과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수치가 감소했고, 뇌에선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운동능력 역시 개선됐다.

특히 이같은 효과는 시타글립틴의 DPP-4 억제를 돕는 호르몬을 통제한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났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시타글립틴의 파킨슨병 억제 효과가 호르몬 대사 경로가 아니라 장내 면역과 염증 조절을 통해 일어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필휴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존 당뇨병 약물을 활용하면 파킨슨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파킨슨병의 발병 이유로 알려진 원인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을 넘어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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