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추석은 유난히 길다. 명절 음식도 많이 마련해야 할 것 같아 고민이다. 가장 큰 일은 역시 차례상 준비이다. 기름이 튀고 연기가 나는 전을 부칠 생각을 하면 부담이 크다. 그런데 시어머니께서 ”이번 추석은 차례를 생략하고, 가족끼리 동네 식당에서 식사만 하자“는 연락을 주셨다. 몸이 아픈 사람이 있으면 제사, 차례를 건너뛰던 집안 전통을 따르자는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명절 갈등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남편의 가사 분담 늘었지만…전 부치기는 여전히 여성의 몫
최근 젊은 남편뿐만 아니라 나이 든 사람들도 가사 분담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5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부부 중 37.2%는 가사 분담에 대하여 만족하고 있었다. 불만족은 13.0%였다. 5년 전보다 만족 비율은 6.7%p 증가하고 불만족은 1.8%p 감소했다. 하지만 명절 음식 장만은 여전히 여성들의 몫이다. 청소나 설거지는 분담해도 남자들이 전을 부치는 것은 아직 낯선 풍경이다. 명절에 가장 어려운 일은 여성들이 하는 것이다.
명절 차례상 꼭 차려야 할까?…“가족 간의 합의가 중요”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차례상은 유교 전통이 아니다. 조선시대 옛 문헌을 보면 과도한 상차림을 경계하고 있다. 전 등 기름진 음식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집안 형편에 맞는 상차림을 권장하고 있다. 성균관의 의례정립위원회의 ‘차례상 표준화 방안’에 따르면 기름에 지지거나 튀기는 전 음식은 올리지 않아도 된다.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이 기본으로 9가지의 음식만 있다. 성균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간에 합의해서 음식을 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음식 준비 너무 힘들어”…명절 갈등 왜 반복되나?
즐거운 명절이 가족 간의 불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음식 준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 남녀 갈등, 세대 갈등으로 확대되는 사례도 있다. 며느리 등 여성들은 힘들게 명절 음식을 만들지만 집안 남자들은 편하게 소파에 앉아 있는 경우도 있다. 이는 가족의 화목을 깨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명절 준비는 여자들이 주로 하는 오래된 관습이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한 갈등이 출발점이 되어 명절 이후 이혼율이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명절은 가족의 화목 더욱 다지는 날…허례허식 버려야
성균관의 의례정립위원회는 “명절에 가족들이 서로 소통하지 않고 겉으로만 꾸미는 허례허식이 문제”라고 했다. 앞의 사례처럼 집안에 환자가 있으면 차례를 지내지 않아도 된다. 가족들이 의견 일치를 보았기 때문이다. 과거 관습대로 꼭 명절 음식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동네 식당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가족끼리 진심을 나누는 게 더 중요하다. ‘전 부치기’는 명절 갈등의 상징이 된 느낌이다. 기름이 튀고 연기가 나서 폐 건강에도 좋지 않다. 허례허식은 마음이나 정성이 없이 겉으로만 번드르르하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명절은 조상을 진심으로 기리고 가족 간의 인화를 더욱 다지는 날이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