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임신 중 엄마 혈당 높으면… 아이 IQ 떨어트린다?

900만명 분석… 자폐 위험 56% ↑·ADHD 위험 36% ↑

임신한 산모가 당뇨병이 있으면 태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 중 당뇨병을 앓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자녀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겪을 위험이 50% 이상 높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900만 건 이상의 임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임신성 당뇨는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쳐 향후 신경 발달 장애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모나쉬대와 싱가포르 국립대 공동 연구팀은 20개국 900만 건 이상의 임신 사례를 다룬 48개 연구를 종합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유럽 당뇨병 연구 협회(EASD)》 연례 학술대회에서 최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임신성 당뇨를 겪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자폐증 진단 가능성이 56%,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진단 가능성은 36% 높았다.

인지 능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임신 중 당뇨병을 앓은 여성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IQ 점수가 평균 4점 가까이 낮았고, 언어 이해와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는 ‘언어 결정 지능’도 평균 3점 낮았다. 전반적인 발달 지연 위험은 45% 높았다. 산모 자신도 인지 기능 검사에서 평균 2.5점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임신성 당뇨는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전 세계 임신의 약 14%에서 발생한다. 대개 출산 후 저절로 호전되지만 최근에는 비만 인구 증가와 고령 출산 등으로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임신성 당뇨는 유병률이 꾸준히 늘어나 2021년 기준 전체 임산부의 18.2%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임신성 당뇨가 ADHD나 자폐를 직접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강력한 연관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높은 혈당에 따른 염증, 세포 스트레스, 태아의 뇌 산소 공급 감소 등이 자궁 내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 주저자인 링준 리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신성 당뇨병의 조기 발견과 관리의 시급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산모의 임신 합병증 예방 뿐만 아니라 산모와 아이의 장기적인 인지 기능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에 따르면 임신 초기(1~3개월)에 혈액 검사를 하면 임신성 당뇨병을 더 일찍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성 당뇨의 위험이 밝혀지고 있는 만큼 산모와 태아, 출생아의 건강을 위해 적극적인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임신성 당뇨가 어린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아직 완전히 규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장기적인 추적 및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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