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 없는 ‘소뇌실조증’…줄기세포로 실마리?
경북대 연구팀 “뇌기능·운동능력 유의미하게 회복”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퇴행성 뇌질환에 대해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 가능성을 발견했다.
23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김상룡 경북대 생명공학부 교수, 석경호 경북대 의대 교수, 이호원 칠곡경북대병원 교수, 코아스템켐온 등 공동 연구팀이 유전성 소뇌실조증 극복을 위한 인체 유래 줄기세포 투여의 효능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소뇌실조증은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뇌질환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과 발생 과정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희귀질환으로, 진단이 어렵고 증상이 다양해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현재 전 세계 소뇌실조증 환자는 약 263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구팀은 태아의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유전성 소뇌실조증을 앓고 있는 동물모델에 투여해 치료 효과를 연구했다. 해당 줄기세포는 뇌 속 염증을 억제하거나 완화하고, 신경보호인자 분비를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이 줄기세포를 동물모델의 척수강(소뇌와 연수 사이에 있는 공간)에 투여하자, 비교군(투여하지 않은 모델)에 비해 소뇌 안의 신경영양인자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세포의 성장이나 조직 재생을 조절하는 단백질이 늘어나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인체에서 유래한 줄기세포가 소뇌 기능 회복과 보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최종적으로 운동 능력을 평가한 결과 정상 수준의 운동 능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상룡 교수는 “그간 실효적인 치료제가 없던 소뇌실조증에 대해 줄기세포의 활용이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치료제나 법 개발과 연관된 임상 연구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Stem Cell Research & Therapy)》에 지난달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