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5일 (수)

무릎 아픈데 나이 탓만…참다 보면 걷는 일상까지 무너진다

나누리병원 문성철 원장 "가능한 오래 자신의 관절 건강히 사용하도록 도와"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계단을 오르면서 무릎 통증을 느끼는 여성. 퇴행성관절염은 걷기와 일상생활을 어렵게 할 수 있어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무릎이 시큰거려도 “나이가 드니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통증으로 인해 걷기와 외출을 꺼리면 허벅지 근력이 떨어지면서 일상생활 능력도 함께 취약해질 수 있다. 무릎 통증을 무조건 나이 탓으로 돌리기보다 지금 내 무릎의 기능과 치료 필요성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나이 많다고 수술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아

최근 70~80대는 물론 90세 이상에서도 전신 건강상태와 수술 위험을 평가해 관절 치료나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나이가 많으니 참고 살아야 한다”거나 “인공관절은 최대한 늦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나이만으로 치료를 미루기보다 환자의 건강상태와 기능을 함께 살펴 치료 여부를 정하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문성철 원장은 이런 변화를 환자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로 짚는다. 문 원장은 15일 “퇴행성관절염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환자의 활동성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라며 “이제는 연령만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시대가 아니라 환자의 건강상태와 증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적합한 치료를 선택하는 시대”라고 밝혔다.

엑스레이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보통 엑스레이 검사에서 1~4단계로 구분하지만, 병원에서는 단계만으로 수술 여부를 정하지 않는다. 같은 4기 판정을 받아도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잘하는 환자가 있는 반면, 3기에서도 걷기조차 힘든 환자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손상 범위가 무릎 일부에만 국한됐는지, 다리 정렬과 인대 상태는 어떤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이 조건이 맞으면 절골술(휜 다리뼈를 잘라 각도를 바로잡는 수술)이나 부분 인공관절처럼 자기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 반대로 손상이 넓고 통증과 기능 저하가 심하면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고려한다.

다만 MRI 같은 영상검사를 모든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시행하지는 않는다.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무릎이 뜨겁게 붓는 등 비전형적 양상을 보이거나 엑스레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손상이 의심될 경우 MRI로 남아 있는 연골과 반월상연골판(무릎 속 충격을 흡수하는 반달 모양 연골), 활액막(관절을 감싸며 윤활액을 만드는 얇은 막) 상태를 추가로 확인한다.

문성철 원장 학력과 경력 이미지=나누리병원

문 원장은 “퇴행성관절염은 엑스레이에서 보이는 단계보다 환자의 통증과 기능 저하 정도가 더 중요하다”며 “치료는 영상이 아니라 환자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관절 오래 가지만 ‘평생 보장’은 아냐

이렇게 검사와 진단을 거쳐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로 정했다면, 다음으로 궁금한 것은 수명이다. 수술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 걱정이다.

연구를 종합하면, 인공관절은 수술 10년 뒤에도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이 재수술 없이 잘 쓰고 있다. 한국 의학 학술지에 실린 종설 논문(여러 연구 결과를 모아 정리한 논문)는 한국인 환자의 10년 생존율이 94.7%로 서양인(94.8%)과 차이가 없다고 밝혔고, 영국의 대규모 인공관절 등록 자료에서도 10년 생존율은 96.7%로 나타났다. 다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생존율은 점차 낮아져, 여러 나라 자료를 모은 국제 연구에서는 25년이 지나면 생존율이 82%대로 떨어졌다. 여기서 생존율은 인공관절이 몸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뜻이 아니라, 재수술 없이 잘 버티고 있다는 뜻이다.

문 원장은 “현재 인공관절은 10년 생존율이 95~98%에 이른다”며 “특히 60세 이상 환자라면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기보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오히려 건강수명을 늘리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전에도 할 수 있는 것들

다만 치료의 목표가 수술만은 아니다. 허벅지 근력운동과 걷기·실내 자전거·수중 운동 등 환자에게 맞는 운동은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다면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무릎 부담이 크게 준다. 무릎을 과도하게 구부리는 생활습관을 고치고 꾸준히 스트레칭하는 습관도 무릎을 지키는 데 한몫한다. 운동 뒤 통증이나 부기가 오래 지속되면 강도와 방식을 조절해야 한다.

문 원장은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인공관절을 빨리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오래 자신의 관절을 건강하게 사용하도록 돕는 과정”이라며 “필요할 때는 적절한 수술도 적극적으로 시행해 환자가 오래 걷고 오래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지금 관절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무릎 통증을 나이 탓으로 넘기기보다, 지금 내 무릎이 보내는 신호부터 찬찬히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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