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가렵고 살 빠지더니"...30대女 목에 멍울까지, '이 암 4기'라고?

피부 가렵고 극심한 피로감 겪다가 목에서 멍울 만져져...호지킨 림프종 4기 진단

숨이 가쁘고 피부가 가려운 증상이 단순 노화 또는 습진일 것이라 여겼으나 호지킨 림프종 4기라는 진단을 받은 30대 캐나다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영국 매체 더선 보도 갈무리]
숨이 가쁘고 피부가 가려운 증상이 단순 노화 또는 습진일 것이라 여겼으나 호지킨 림프종 4기라는 진단을 받은 30대 캐나다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캐나다 알버타에 사는 테일러 디앤 로이(32)는 수년 동안 숨가쁨, 극심한 피로감 등을 겪었다. 피부가 가려운 증상도 나타났으며 물집이 생겨 습진이라는 진단도 받았다.

그럼에도 테일러는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항상 피곤하고 살이 빠졌지만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증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목에 혹이 생긴 것을 발견한 테일러는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 조직 검사 결과 혈액암의 일종인 호지킨 림프종 4기에 걸린 사실이 발견됐다. 종양이 혈액세포뿐만 아니라 폐와 척추 뼈에도 전이된 상태였다. 진단 당시에 대해 테일러는 “암에 걸렸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제 주변의 모든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암 치료를 시작한 테일러는 매일 메스꺼움, 통증, 탈진 등의 겪으며 암과 싸우고 있다. 테일러는 독립성을 잃은 점에 대해서도 큰 슬픔에 빠졌다. 그는 “음식 만들기 등 간단한 일상생활도 주변에서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나는 육체적, 정신적, 재정적으로 완전히 망가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테일러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고 있다. 그는 “더 빨리 진단을 받지 못해 후회된다”며 “병원에 더 빨리 갔다면 4기 암까지 진행되진 않았을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림프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감기와 비슷한 피로감, 피부 가려움 등 나타나

테일러가 앓는 호지킨 림프종은 림프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림프종은 면역 세포가 종양으로 변해 증식하는 것으로 조직 형태에 따라 비호지킨 림프종과 호지킨 림프종으로 구분된다.

호지킨 림프종은 특징적인 조직 양상, 올빼미 눈을 닮은 특이한 암세포가 특징이다. 주로 어린 나이에 발생한 후 수년에 걸쳐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서서히 자란다. 주로 림프계 내에 국한돼 발생하는 호지킨 림프종은 하나의 림프절에서 시작해 주변 림프절에 영향을 준다.

면역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림프구에 문제가 생긴 병이기에 호지킨 림프종의 초기 증상은 감기, 단순 피로감과 비슷하다. 사연 속 주인공이 겪은 피부 가려움도 발생한다. 전신 가려움증은 호지킨 림프종 환자의 약 30%가 겪는다는 보고가 있다. 면역 반응의 변화,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 등이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림프절 비대해지면 목, 겨드랑이 등에서 통증없는 단단한 멍울 만져져...치료 예후 좋은 편

지속적인 피로감이 나타나면서 이유없이 체중이 감소하거나, 림프절이 비대해진다. 통증없이 단단한 멍울이 목, 겨드랑이 등에서 만져지고 주로 이것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된다. 림프절이 커지면 기관지나 폐를 압박해 숨이 차거나 기침이 나오기도 한다.

종양이 림프절이 아닌 폐나 뼈, 골수, 간 등으로 퍼질 수 있다. 림프절이 아닌 여러 장기로 암이 확산된 상태를 4기 호지킨 림프종이라고 한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지만 다른 암보다 상대적으로 예후는 좋은 편이다. 방사선, 항암 치료를 병행하면 완치율이 높은 편이다. 필요에 따라 조혈모세포 이식 등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유없이 심한 피로감이 나타나거나 목 등에서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2022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새로 발병한 국내 림프종 환자 수는 총 5959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2.4%다. 이 중 호지킨 림프종은 323건(5.42%)이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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