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 붙이는 마이크로칩으로 뼈 건강 살핀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뼈에 부착하는 초박형 마이크로칩으로 뼈 건강을 파악할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애리조나대 의대 연구팀이 몸 속 뼈에 붙일 수 있는 초박형 컴퓨터칩을 개발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종이처럼 얇고 동전 크기 만한 마이크로칩은 무선 기술을 활용해 뼈의 건강 부상과 골절 이후 치유 과정을 추적하도록 제작됐다. 연구의 공동 저자 데이비드 마골리스 교수는 “외과의사로서 부상 후 재활을 가속화하고 기능을 최대화하는 것이 목표인데, 언젠가 환자들에게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뼈에 부착하는 전자기기로 수집한 측정치를 이용하게 되는 날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한다.

뼈 건강, 노령 인구의 주요 관심사

연구팀은 노쇠 및 골다공증 같은 질환으로 발생하는 뼈 골절 환자가 심장마비,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보다 병원에서 더 많은 날들을 보낸다는 점에 주목한다. 새로운 뼈 건강 모니터의 인체 실험을 위한 준비는 아직이지만 연구팀은 이 기기를 통해 장차 약해진 뼈와 노화로 인한 다른 합병증에 대한 관리 방법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연구진은 근골격계 건강을 관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공동 저자인 생물의공학과 필립 거트러프 교수, 공대 펠로우 크레이그 M. 버지는 “이 같은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뼈 위에 얹을 수 있다. 이 플랫폼으로 근골격계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찾아내고 수집된 정보를 활용해 회복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배터리 없는 컴퓨터

뼈 위에 작은 칩을 붙이기 위해 연구팀은 뼈를 둘러싼 근육을 자극하지 않을 만큼 얇은 컴퓨터를 만들어야 했다. 근육의 움직임으로 뼈에서 칩이 분리될 수 있어서다.

새롭게 개발한 장치는 대략 종이 한 장 정도의 두께로 뼈의 곡률에 따라 인터페이스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배터리가 필요없다. 스마트폰에서 비접촉식 결제를 위해 쓰이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묵은 세포를 배출하는 뼈의 자연적인 능력도 칩 개발의 또 다른 장애물이었다. 피부와 마찬가지로 뼈도 바깥층을 교체하기 때문이다. 정형외과 및 생물의공학과 존 시벡 교수가 일반 뼈 세포와 비슷한 칼슘 입자를 함유한 접착제를 개발했다. 거트러프 교수는 “기본적으로 뼈는 이 장치를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고 성장한다. 이로 인해 센서가 뼈와 영구적인 결합을 형성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측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한다.

미래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나

연구팀은 향후 의사들이 수술을 통해 골절된 뼈에 마이크로칩을 부착한 뒤 치유 과정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큰 부상을 입은 뒤 골다공증을 겪는 환자들에게 칩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는 설명이다.

뼈가 얼마나 잘 치유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면 수술 후 올바른 치료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뼈를 고정하는 장치와 나사를 언제 제거할 지도 알 수 있다.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렸다. 원제는 ‘Osseosurface electronics—thin, wireless, battery-free and multimodal musculoskeletal biointerfaces’.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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