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가 햇볕 안쬐면 아기 성장에도 장애

비타민D 결핍… 보행 늦어지고 뇌 손상도

영국의 한 병원에서 임산부가 햇볕을 피하는 바람에 비타민D

부족한 아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한 아이는 발작 끝에 뇌가 손상됐고 다른 아이들도

보행이 늦어지는 등 성장에 문제가 생겼다. 이를 계기로 의학계에서 피부암에 대한

과다한 공포 때문에 햇볕을 덜 쬐고 자외선차단제를 덕지덕지 바르는 문화를 시급히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링 병원과 BMI클레멘타인교회의 자문의사인 콜린 미치 박사는 최근 ‘런던응급의학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2006~2008년 아기 17명에게서 뼈와 치아 형성에 필수적인 비타민D의

결핍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임신부들이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는 비율이 낮았고 비타민D의

효용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에서는 비타민을 파는 장소도 부족했다.

또 비타민D보충제 뿐 아니라 동물의 간, 생선, 계란 등에도 풍부한 사실을 아는 사람이

적었다. 일광욕과 피부암의 상관관계에 대해 과도하게 홍보가 돼 많은 사람이 햇볕을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미치 박사에 따르면 최근 화장품 회사들은 젊은 여성을 겨냥한 자외선차단지수(SPF)가

높은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이런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결핍증이 늘어나고 있다. 옛날 옷을 즐겨 입어 살갗이 햇볕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면

막을수록 결핍증이 늘어나는 경향이 컸다. 이 때문에 아기나 어린이는 성장에 지장을

받게 되고 어른은 골다공증, 치아 손상 등이 생긴다.

미치 박사는 “비타민D 부족은 더 이상 하찮은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전문가들은

환자가 근육 통증 등의 증세를 호소할 때 비타민D 결핍증이 아닌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타민D 결핍증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병”이라면서 △자외선 차단제는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할 것 △SPF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덜 쓸 것 △가급적 산책,

마라톤, 등산 등을 통해 자주 햇볕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것 △보충제나 음식을 통해

보충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이처럼 문제가 확산되자 영국소아병감시기구는 내년부터 대규모로 비타민D 결핍증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로 했고 영국 암연구소는 “한낮에 가급적 실내에 머물라”는

권고 대신 “몇 분 동안이라도 햇볕을 쬐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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