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0일 (목)

“아기에게 팬케이크 냄새가”… 희귀질환 신호, 놓치면 생명 위험?

신생아에게서 메이플시럽 같은 단 냄새...단백질 속 특정 아미노산 분해하지 못하는 ‘단풍시럽뇨병’ 진단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갓 태어난 아기에게서 나던 달콤한 팬케이크 냄새가 희귀 질활의 징후로 밝혀진 사연이 소개됐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우측 하단 사진=SNS

갓 태어난 아기에게서 나던 달콤한 팬케이크 냄새가 희귀 질환의 징후로 밝혀진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사는 메건 팝스(30)는 2026년 2월 아들 레오를 출산했다. 별다른 이상 없이 퇴원했지만 메건은 병원에 있을 때부터 아기에게서 팬케이크와 메이플시럽을 연상시키는 매우 단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아챘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먹었던 팬케이크 냄새가 아기 담요에 밴 것이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얼마 후 퇴원 전 시행한 신생아 선별검사(heel prick test) 결과 중 아미노산 검사 결과가 명확하지 않아 재검사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메건은 관련 내용을 찾아보다 단풍시럽뇨병(Maple Syrup Urine Disease)이라는 질환을 알게 됐고, 아이에게서 나던 특유의 단 냄새가 질환의 특징과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 레오를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를 받아보니 혈중 아미노산 수치가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고, 의료진은 단풍시럽뇨병 진단을 내렸다. 레오는 약 3주간 입원했으며, 급격히 높아진 유해 대사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혈액투석 치료도 받았다.

메건은 당시 아기에게서 나는 단 냄새가 점점 강해져 응급실에 가기 직전에는 온 집 안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 냄새를 알아차린 것이 아기를 제때 병원으로 데려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단백질 속 특정 아미노산 분해 못해 몸에 축적되는 질환

질병관리청 희귀질환헬프라인에 따르면 단풍시럽뇨병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류신(leucine), 이소류신(isoleucine), 발린(valine)을 정상적으로 분해하지 못하는 선천성 대사질환이다. 이 세 가지는 구조적 특징 때문에 ‘측쇄아미노산(BCAA)’이라고 부른다.

정상적으로는 이 아미노산이 여러 단계의 대사 과정을 거쳐 분해되지만, 단풍시럽뇨병 환자는 이 과정에 필요한 측쇄 알파케토산 탈수소효소의 기능이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류신, 이소류신, 발린과 관련 대사물질이 제대로 분해되지 못하고 몸속에 축적된다.

이러한 물질이 혈액에 지나치게 쌓이면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신경학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단풍시럽뇨병은 관련 효소의 기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와 심한 정도가 달라진다.

가장 흔하고 심한 고전형은 정상 효소 활성의 2% 미만으로, 출생 후 며칠 안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기가 젖이나 우유를 잘 빨지 못하거나 구토하고, 축 처지거나 불규칙한 호흡을 보일 수 있다. 병이 진행되면 경련이나 뇌부종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생후 수주 안에 사망할 수도 있어 가능한 한 빨리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중간형이나 간헐형, 티아민 반응형 등은 효소 기능이 일부 남아 있어 증상이 비교적 늦게 나타나거나 평소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가 감염이나 단식 등으로 몸에 부담이 커졌을 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몸에서 ‘메이플시럽 냄새’나는 이유는?

단풍시럽뇨병이라는 이름은 환자의 소변이나 땀, 귀지 등에서 메이플시럽을 연상시키는 특유의 단 냄새가 나는 데서 붙었다.

이 냄새는 류신, 이소류신, 발린을 정상적으로 분해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대사 이상과 관련이 있다. 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소톨론(sotolone)이라는 성분이 생성된다. 이 물질이 체내 대사 이상으로 축적돼 소변 등으로 배출되면서 메이플시럽이나 캐러멜을 연상시키는 냄새가 나는 것이다.

특유의 냄새는 질환을 의심하는 단서가 될 수 있지만 냄새만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류신, 이소류신, 발린 등의 아미노산 수치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유전자 검사 등을 시행해 진단한다. 단풍시럽뇨병은 부모에게서 각각 변이 유전자를 하나씩 물려받아 발생하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이다.

국내에서도 신생아 선별검사로 조기 발견 가능

국내에서도 단풍시럽뇨병은 신생아 선천성 대사이상 선별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상 신생아는 일반적으로 출생 후 24~48시간에 발뒤꿈치에서 소량의 혈액을 채취해 검사를 시행하며, 이를 통해 단풍시럽뇨병을 비롯한 여러 선천성 대사질환의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선별검사에서 단풍시럽뇨병이 의심되면 추가적인 혈액검사와 필요에 따라 유전자검사 등을 시행해 확진한다.

치료 핵심은 아미노산 수치 낮추고 평생 식단 관리

단풍시럽뇨병은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초기 치료의 핵심은 몸속에 과도하게 축적된 측쇄아미노산의 수치를 신속하게 낮추는 것이다. 수치가 매우 높아진 중증 상태에서는 레오의 사례처럼 투석 등을 이용해 혈액 속 측쇄아미노산과 관련 대사물질을 제거하기도 한다.

급성기를 넘긴 뒤에도 평생 세심한 식이 관리가 필요하다. 영유아에게는 류신, 이소류신, 발린을 제한한 특수 분유를 사용하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혈중 아미노산 수치를 확인한다. 성장하면서도 육류와 콩류, 달걀, 유제품 등 단백질이 많은 음식의 섭취량을 환자의 상태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감염, 스트레스, 단식 때 갑자기 악화되는 대사성 위기

평소 식이조절을 잘하고 있더라도 감염이나 부상, 단식, 심한 스트레스 등을 겪으면 혈액 속 측쇄아미노산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대사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대사성 위기가 발생하면 의식에 변화가 생기거나 몸의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운동실조,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는 근육긴장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뇌손상이나 호흡부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단풍시럽뇨병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신생아 선별검사로 가능한 한 일찍 질환을 발견하고, 진단 후에는 평생 식이요법과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아미노산 수치를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아기에게서 메이플시럽처럼 단 냄새가 나면 단풍시럽뇨병인가요?
A. 아니다. 단 냄새만으로 단풍시럽뇨병을 진단할 수는 없다. 다만 단풍시럽뇨병 환자는 소변이나 땀, 귀지 등에서 메이플시럽과 비슷한 특유의 냄새가 날 수 있다. 아기가 잘 먹지 못하거나 구토, 처짐, 경련 등 이상 증상을 함께 보인다면 신속하게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Q2. 단풍시럽뇨병은 완치할 수 있나요?
A. 단풍시럽뇨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유전성 대사질환이다. 류신, 이소류신, 발린 등 특정 아미노산의 섭취를 조절하고 혈중 수치를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고 관리하면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Q3. 단풍시럽뇨병은 국내에서도 신생아 때 검사하나요?
A. 그렇다. 국내에서도 신생아 선천성 대사이상 선별검사를 통해 단풍시럽뇨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정상 신생아는 일반적으로 출생 후 24~48시간에 발뒤꿈치에서 소량의 혈액을 채취해 검사를 받으며, 이상이 발견되면 추가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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