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목)

“고기 좋아하다 신장 망가질라”⋯우리가 몰랐던 단백질의 배신

[송무호의 비건뉴스] 136. 근감소증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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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줄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선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다. 하지만 거기엔 의외의 반전이 숨어 있다는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026년 한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다. 노년층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건강 문제다.

이미 가지고 있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더해 요즘은 '근감소증'이 화두다. 현재 65세 이상 10명 중 1명이 근감소증을 겪고 있으며, 80세 이상에서는 4명 중 1명에 달한다 [1, 2].

나이 들면 왜 운동해도 근육이 잘 안 붙을까?

근육량은 40대까지는 비교적 잘 유지되지만, 50대 이후 근육은 매년 1~2%씩 감소한다. 80대가 되면 청년기 최정점에 비해 30~40%까지 감소한다 [3].

노년기에는 특히 하체 근육의 손실이 두드러진다. 이로 인한 보행 장애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낙상 및 골절 위험 증가는 조기 사망과도 연결된다.

근육 감소의 원인은 무엇일까? 1차 원인은 노화(Aging)다. 2차 원인은 질병(Disease), 신체 비활동(Inactivity), 영양 불량(Malnutrition)이다 [4].

노화는 '동화 저항성(anabolic resistance)'을 일으킨다. 젊었을 땐 적당히 운동해도 근육이 잘 붙지만, 나이 들면 근육 합성이 잘 안되는 현상을 말한다. 근육 생성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GH), IGF-1, mTOR, 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등이 감소하기 때문이며, 이는 자연스런 노화 현상이다 (아래 그림) [5].

C Tezze, et al. Nutrients 2023

근감소증에 대한 치료제는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많이 먹어라 권한다.

그래서 요즘 가장 핫(hot)한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국내 단백질 식품 매출은 매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4500억 원에서 2026년엔 8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6].

단백질 보충제가 일부 운동 마니아층의 전유물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 중장년층에겐 근감소증 예방 목적으로, 젊은층에겐 헬스·다이어트 수단으로 셰이크, 바, 스낵, 간편식 등 다양한 형태의 단백질 상품들이 마트나 편의점에서 팔리고 있다.

한국인은 정말 단백질이 부족해서 못 먹고 있을까?

단백질의 가장 큰 상징은 ‘고기’며, 한국인의 고기 사랑은 유별나다.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쓰지!"라는 말도 있듯이 고기에 대한 집착은 뿌리가 깊다.

1년 내내 고기 먹을 기회가 거의 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눈부신 경제 성장과 높은 소득 수준으로 고기 섭취가 쉬워진 요즘도 고기는 맛난 것, 몸에 좋은 것, 또는 부의 상징처럼 여겨져 "고기반찬 없으면 섭섭하다"할 정도로 찾는 분들이 많다.

2022년 드디어 한국인의 주식(主食)이 쌀에서 고기로 바뀌었다.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이 58.4kg으로 쌀 소비량 56.7kg을 넘어섰다 [7].

우리 조상들은 고봉밥을 먹고 들판에 나가서 일할 힘을 얻어 “밥심으로 산다”는 말도 있었지만 이젠 옛말이 되었다. 한국인의 식습관이 완전히 달라져 이젠 밥보다 고기를 더 많이 먹는다 [8].

이렇게 고기를 많이 먹는데도, 계속 단백질 섭취를 위해 고기를 더 먹으라 하니, 도대체 "단백질을 얼마나 먹어야 충분할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영양소로서의 단백질에 대해 공부 해보자.

3대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다. 이들의 역할을 쉽게 말하면 탄수화물은 에너지원이고, 지방은 에너지 저장고다. 단백질의 역할은 무엇인가?

단백질은 피부, 근육, 손발톱, 머리카락 등 몸의 구성 성분을 만드는 재료다. 즉 집 지을 때 필요한 벽돌 역할을 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많이 먹으면 몸에 저장되어 살이 찌지만, 단백질은 많이 먹어도 몸에 저장되지 않는다.

만약 단백질이 저장된다면 필자 몸도 '아널드 슈워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처럼 우람한 몸이 되었을 것이다. 채식하기 전에는 고기를 무척 많이 먹었으니….

남은 단백질은 어디로? 많이 먹을수록 신장 망가지는 이유

고기를 2~3인분 먹어도 하루 필요량을 초과한 단백질은 그날 분해해서 그날 배출시킨다. 단백질은 탄수화물처럼 분해 시 인체에 무해한 '물'과 '이산화탄소'만 남기는 게 아니라, 독성이 강한 질소 노폐물인 '암모니아'를 생성하기에 간에서 요소회로(urea cycle)를 통해 독성이 약한 '요소'로 바꾼 뒤 신장을 거쳐 소변으로 배설한다.

그래서 하루 필요량 이상 많은 단백질 섭취는 간과 신장에 과부하를 불러와 건강을 해친다 [9, 10]. 이탈리아 성인 약 1500명 대상의 연구에서,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12년 후 사구체 여과율(eGFR)이 낮아졌다. 즉, 신장 기능이 떨어졌다는 말이다 [11].

한국 성인 약 9천 명을 대상으로 13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단백질을 많이 먹는 군(1.7g/kg/day)은 적게 먹는 군(0.6g/kg/day)에 비해 신장 기능이 유의하게 떨어졌다 [12].

단백질은 우리 몸에 중요한 영양소지만, 특별히 더 중요한 영양소는 아니다. 단백질의 과다 섭취는 신장을 상하게 한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니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많이 먹을수록 좋은 영양소가 아니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50930/132494276/1

2. 질병관리청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6722

3.국민건강보험공단 https://www.nhis.or.kr/magazin/139/html/c07.html

4. AJ Cruz-Jentoft, G Bahat, J Bauer, et al. Sarcopenia: revised European consensus on definition and diagnosis. Age and ageing 2019;48(1):16-31.

5. C Tezze, M Sandri, P Tessari. Anabolic Resistance in the Pathogenesis of Sarcopenia in the Elderly: Role of Nutrition and Exercise in Young and Old People. Nutrients 2023;15(18):4073.

6.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50704/131942025/2

7.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science/future/1078387.html

8. KBS뉴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03768

9. JW Griffin, PC Bradshaw. Effects of a high protein diet and liver disease in an in silico model of human ammonia metabolism. Theoretical Biology and Medical Modelling 2019;16(1):11.

10. GJ Ko, CM Rhee, K Kalantar-Zadeh, S Joshi. The effects of high-protein diets on kidney health and longevity.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2020;31(8):1667-1679.

11. M Cirillo, C Lombardi, D Chiricone, et al. Protein intake and kidney function in the middle-age population: contrast between cross-sectional and longitudinal data. Nephrology Dialysis Transplantation 2014;29(9):1733-1740.

12. JH Jhee, YK Kee, S Park, et al. High-protein diet with renal hyperfiltration is associated with rapid decline rate of renal function: a community-based prospective cohort study. Nephrology Dialysis Transplantation 2020;35(1):98-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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