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5일 (수)

어릴 때 즐겨 마신 ‘이런 음료’, 고혈압 위험 커진다고?

캐나다 연구진, 2만 5000여 명 분석…어린 시절 가당음료 섭취, 성인기 고혈압과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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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과일주스나 탄산음료 같은 가당음료를 자주 마시면 성인이 된 뒤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릴 때부터 과일주스나 탄산음료 같은 가당음료를 자주 마시면 성인이 된 뒤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일 역시 과당을 함유하고 있지만, 고혈압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캐나다 토론토대 테머티 의대 영양과학부 바산티 말릭 부교수 연구팀은 아동청소년기 가당음료 및 과일주스 섭취가 성인기 고혈압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고혈압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가족력이나 연령, 성별, 인종 등은 바꾸기 어렵지만 식습관과 신체활동, 흡연 여부 등 생활습관은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젊은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나 청소년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조기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미국 장기 코호트 연구(Growing Up Today Study)에 참여한 2만 5749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평균 12세에 연구에 등록해 최대 25년간 추적 관찰됐으며, 연구 종료 시점의 평균 연령은 36세였다.

연구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1~4년마다 식습관과 건강 상태, 신체활동, 흡연 여부 등을 설문으로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탄산음료와 스포츠음료, 레모네이드 등 가당음료와 과일주스, 과일 섭취량을 분석한 뒤 고혈압 진단 여부와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전체 참가자의 6.3%인 1625명이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분석 결과 하루 두 잔 이상 가당음료를 마신 사람은 일주일에 세 잔 미만 마신 사람보다 성인기 고혈압 발생 위험이 52% 높았다. 연구에서 한 잔은 355ml를 기준으로 했다.

음료 종류별로 보면 탄산음료를 하루 한 잔 마실 때마다 고혈압 위험은 23%, 스포츠음료는 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주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루 1.5잔 이상 과일주스를 마신 사람은 일주일에 한 잔 미만 마신 사람보다 고혈압 위험이 35% 높았다. 과일주스 한 잔은 237ml로 정의됐다.

주스 종류 가운데서는 오렌지주스를 하루 한 잔 마실 경우 고혈압 위험이 20%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연구진은 일부 참가자들이 첨가당이 들어간 오렌지 맛 음료를 오렌지주스로 잘못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과일을 그대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고혈압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하루 한 잔의 가당음료를 과일로 대체할 경우 고혈압 위험이 22%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일주스를 과일로 바꾸는 경우에도 위험이 19%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당음료를 물이나 우유로 대체했을 때도 위험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 하루 한 잔의 가당음료를 우유로 바꾸면 고혈압 위험이 13%, 물로 바꾸면 9%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과일주스를 물이나 우유로 대체했을 때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가당음료 및 과일주스와 고혈압 사이의 이러한 연관성은 전반적인 식단의 질이나 신체활동, 흡연 등 다른 생활습관 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유지됐다.

말릭 교수는 “어린 시절 식습관은 성인기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탄산음료와 스포츠음료 같은 가당음료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일주스는 적게 마시면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많이 마실 경우에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며 “주스를 마신다면 반드시 100% 과일주스를 선택하고 적정량만 섭취해야 하며, 가능하면 주스보다 과일을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당 섭취량보다 어떤 형태로 섭취하느냐가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당음료와 과일주스는 위험 증가와 관련을 보인 반면, 과일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예방심장학 전문가 아미트 케라 교수는 “과당은 공급원에 관계없이 해롭고 과일주스는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번 연구는 그러한 통념이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심혈관 건강 증진을 위해 음료와 식품에 첨가되는 당류 섭취를 최소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가당음료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지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써큘레이션(Circulation)》에 ‘Consumption of Fructose-Containing Food and Beverage Sources in Childhood Through to Adulthood and Risk of Hypertension: A Prospective Cohort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국내 성인 1300만 명 고혈압…청소년 단맛 음료 섭취도 높아

국내에서도 고혈압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2024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 고혈압 유병자는 약 1300만 명으로 추정됐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는 19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이 남성 26%, 여성 18%로 집계됐다.

어린 시절 가당음료 섭취가 성인기 고혈압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상황에서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7일 동안 단맛 음료를 주 3회 이상 마셨다고 답한 비율이 남학생 63%, 여학생 54%였다.

[자주 묻는 질문]

Q 1. 과일주스도 고혈압 위험을 높일 수 있나?
A. 연구 결과 하루 1.5잔 이상 과일주스를 마신 사람은 일주일에 1잔 미만 마신 사람보다 성인기 고혈압 위험이 35% 높았다. 연구진은 100% 과일주스라도 과도한 섭취는 피하고, 가능하면 과일을 통째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Q 2. 탄산음료와 스포츠음료는 얼마나 위험한가?
A. 탄산음료는 하루 섭취량이 1잔 늘어날 때마다 고혈압 위험이 23%, 스포츠음료는 36%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2잔 이상 가당음료를 마신 사람은 일주일에 3잔 미만 마신 사람보다 고혈압 위험이 52% 높았다.

Q 3. 고혈압 예방을 위해 음료는 무엇으로 바꾸는 것이 좋나?
A. 연구진은 가당음료나 과일주스 대신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루 한 잔의 가당음료를 과일로 대체하면 고혈압 위험이 22%, 과일주스를 과일로 바꾸면 19%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당음료를 물이나 우유로 대체했을 때도 위험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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