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9일 (목)

“담배도 안 피우는데 중금속 ‘카드뮴’ 최대 1.5배”… 주변 흡연자 탓?

간접흡연도 카드뮴 노출…암 위험인자 체내 축적 가능성

간접흡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람은 체내 독성 중금속 카드뮴 수치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접흡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람은 체내 독성 중금속 카드뮴 수치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카드뮴은 신장암과 폐암, 전립선암 등 여러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어 비흡연자에 대한 간접흡연 피해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A&M대 공중보건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생물학적 미량원소 연구(Biological Trace Element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서 간접흡연 노출 수준이 높을수록 혈중 카드뮴 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제목은 ‘Association Between Tobacco Smoke Exposure and Cadmium Biomarkers in the US Population: NHANES 2015–2020’이다.

연구진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의 2015~2020년 자료를 활용해 아동 및 청소년 1380명과 성인 3686명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혈청 코티닌(cotinine) 수치를 기준으로 △비노출군 △경미한 간접흡연 노출군 △높은 수준의 간접흡연 노출군 △흡연군으로 분류한 뒤 혈액과 소변 속 카드뮴 농도를 비교했다.  

코티닌은 니코틴이 체내에서 분해되며 생성되는 물질로, 최근 담배 연기 노출 여부를 확인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혈액 검사는 최근 카드뮴 노출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고, 소변 검사는 체내에 장기간 축적된 카드뮴 수준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카드뮴은 신장에 최대 수십 년 동안 축적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간접흡연 노출군은 비노출군보다 혈중 카드뮴 농도가 1.6배 높았다. 흡연군은 비노출군 대비 3.2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은 담배 연기 노출 수준이 높아질수록 카드뮴 농도가 증가하는 용량-반응 관계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체내 장기 축적 정도를 반영하는 소변 카드뮴 농도에서는 흡연자만 뚜렷한 증가를 보였고, 간접흡연 노출군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를 주도한 난디타 사르커 연구원은 “담배 연기가 카드뮴 노출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간접흡연과 카드뮴 축적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며 “카드뮴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내에 축적되고 신장암, 폐암, 전립선압과 관련이 있는 만큼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카드뮴은 배터리와 금속 가공 공정 등에 사용되는 독성 중금속으로,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장 기능 저하와 골다공증, 기관지염이나 천식 등 만성 호흡기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카드뮴을 인체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사람은 주로 호흡기와 소화기를 통해 카드뮴에 노출되며, 주요 노출 경로는 어패류 등의 음식과 흡연이다.

연구에서는 여성의 카드뮴 수치가 남성보다 일관되게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성의 소화기관이 카드뮴을 더 효율적으로 흡수하는 생리적 특성이 있으며, 월경이나 임신, 폐경 등 호르몬 변화가 큰 시기에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득 수준과 교육 수준이 낮거나 소수 인종 집단에 속한 사람일수록 카드뮴 노출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격차가 단순히 흡연 습관 차이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며 주거 환경과 식생활, 토양 및 대기오염 등 사회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간접흡연이 암, 각종 만성질환과 관련된 독성 금속의 장기적인 체내 축적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간접흡연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은 호흡기 건강뿐 아니라 장기간 축적되는 환경 유해물질 노출을 줄이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관찰연구라는 점에서 간접흡연이 직접적으로 카드뮴 축적이나 암 발생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코티닌이 체내에 약 15~20시간만 남아 있기 때문에 단 한 번의 검사만으로 장기간의 흡연 노출 이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담배 연기에는 4000종 이상의 자극물질과 독성물질,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여러 연구에서도 간접흡연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사람은 흡연자에서 나타나는 질환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간접흡연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심각하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만 명의 아동 사망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공공장소서 노출은 줄었지만 가정 내 간접흡연은 여전

국내에서도 간접흡연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공중보건 문제로 꼽힌다. 질병관리청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간접흡연 노출률 추이, 2015~2024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9세 이상 비흡연자의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공공장소 5.5%, 직장 5.3%, 가정 2.5%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공공장소 35.4%, 직장 26.9%, 가정 8.2%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질병관리청은 금연구역 확대와 금연정책 강화, 성인 흡연율 감소 등이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가정 내 간접흡연은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보건복지부 국가금연지원센터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비흡연자의 가정 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여성 3.4%, 남성 1.3%로 나타났다. 가정은 공공장소와 달리 금연 규제가 적용되기 어렵고, 어린이와 임신부 등 건강 취약계층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리 필요성이 제기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간접흡연만으로도 체내 카드뮴 수치가 높아질 수 있나?
A. 이번 연구에 따르면 성인 비흡연자 중 간접흡연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흡연 노출이 없는 사람보다 혈중 카드뮴 수치가 약 1.5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간접흡연이 직접적으로 카드뮴 축적이나 암 발생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Q2. 카드뮴은 왜 위험한 물질로 꼽히나?
A. 카드뮴은 체내에 장기간 축적되는 독성 중금속으로 신장 기능 저하, 골밀도 감소, 기관지염, 천식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카드뮴을 인체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Q3. 국내 간접흡연 노출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A.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9세 이상 비흡연자의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공공장소 5.5%, 직장 5.3%, 가정 2.5%로 집계됐다. 과거보다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상당수 비흡연자가 일상에서 담배 연기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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