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인을 많이 섭취할수록 우울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불면증이나 수면의 질 저하를 경험하는 사람들에서는 카페인이 일시적으로 우울 증상을 가려줘 통계상 연관성을 일부 약화시키는 ‘착시 양상’이 확인됐다.
미국 애리조나대 의대 연구진은 최근 열린 《미국정신의학회 연례회의(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nnual Meeting)》에서 22~60세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카페인 섭취가 우울증, 수면, 스트레스, 피로 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우울 정도를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척도로 평가하고 불면증 심각도와 주간 졸림, 피로, 스트레스 수준 등을 함께 조사했다. 카페인 섭취량은 커피나 에너지 음료 등을 기준으로 하루 몇 잔을 마시는지에 따라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많을수록 우울 점수도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하루 3잔 이상 카페인을 섭취한 사람들은 카페인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우울증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불면증과 피로, 스트레스, 과도한 주간 졸림이 역시 각각 독립적으로 높은 우울증 점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불면증 환자군에서는 뜻밖의 반전이 관찰됐다. 중등도 이상의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우울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그룹은 오히려 카페인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반면 카페인을 하루 1잔 이상 섭취하는 불면증 환자들은 수면 장애로 인한 우울 점수의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수면의 질이 낮은 사람들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진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카페인이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상태를 분석한 단면 연구여서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카페인이 우울 증상을 악화시킨 것인지, 아니면 우울한 사람들이 카페인을 더 많이 찾은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연구를 이끈 미라 카우르 마르와 연구원은 “카페인이 수면 문제와 우울 증상 간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물·심리·사회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APA의 그레고리 스캇 브라운 교수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이지만, 이제 막 복잡한 문제의 문을 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커피의 종류나 당분 첨가 여부, 카페인 섭취 습관의 차이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했다.
브라운 교수는 “카페인은 정신에 직접 작용하는 물질인 만큼,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의 카페인 섭취를 더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사람마다 카페인에 대한 반응은 크게 다르기 때문에 단일 연구 결과만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자주 묻는 질문]
Q1. 카페인을 많이 마시면 우울증이 생긴다는 뜻인가요?
아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상태를 분석한 단면 연구로, 카페인이 우울 증상을 유발하는지 여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우울한 사람들이 카페인을 더 많이 찾았을 가능성도 있다.
Q2. 연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나요?
카페인 섭취량이 많을수록 PHQ-9 우울 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다만 중등도 이상의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는 카페인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집단에서 우울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Q3. 카페인이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인가요?
그렇지는 않다. 연구진은 카페인이 불면증과 우울 증상 간의 연관성을 일부 약화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지만, 카페인이 치료 효과를 가진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