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 (화)

“가공식품에 세금 부과하면 당뇨병 줄어든다”… 사실일까?

호주 연구진, 가공식품 세금 20% 부과 시 조기 사망 21만 건 예방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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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면 장기적으로 질병과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공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면 장기적으로 질병과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값싸고 접근성 높은 가공식품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가격 정책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와 그리피스대 공동 연구진은 가당음료와 과자류, 가공육, 아이스크림 등 건강에 해로운 식품에 20%의 세금을 부과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는 실제 정책 시행이 아닌, 시뮬레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가격 상승이 소비 패턴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공식품 가격 20% 올리면, 소비 줄고 질병도 감소

분석 결과, 해당 식품 가격이 20% 오르면 구매량은 종류에 따라 약 8~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소비 감소에 그치지 않고 질병 발생 위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현재 20세 이상 호주 성인을 기준으로, 남은 평생 동안 제2형 당뇨병이 약 66만 건, 심장질환이 약 78만 7000건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감소할 수 있는 조기 사망은 약 21만 2000건으로 기대됐다.

경제적 효과도 확인됐다. 의료비 지출은 총 149억 호주달러(약 15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성인 1인당 평생 약 781호주달러(약 8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특히 이러한 정책이 건강 불평등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먹거리와 관련된 질환 부담이 큰 저소득층에서 건강에 해로운 식품 소비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건강 개선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수, 과일·채소 보조금 활용 시 효과 더 커

세수 활용 방안까지 더하면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세금으로 확보한 재원을 과일과 채소 가격을 낮추는 데 사용할 경우, 식품 선택 환경이 개선되면서 추가적인 심혈관질환 감소와 사망 예방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과일과 채소 가격을 약 20% 낮출 수 있는 수준의 재원이 마련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는 가당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보다, 가공식품 전반을 대상으로 한 과세 정책이 건강 측면에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지해 온 가당음료 과세 정책과 비교할 때, 더 광범위한 식품에 적용할 경우 건강 개선 효과가 약 7배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가격이 소비자의 선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세금과 보조금을 결합한 정책이 식습관 개선을 이끌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해법은 아니다. 식습관은 개인의 선택뿐 아니라 환경과 문화, 접근성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이다. 연구진 역시 광고 규제나 영양 성분 개선, 건강 교육 등 다양한 정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랜싯 공중보건(The Lancet Public Health)》에 ‘Estimated effects of food taxes and subsidies on health, economics, and equity in Australia: a modelling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설탕세 도입한 나라들 보니…국내도 논의 지속

한편,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가당음료 등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멕시코는 2014년 설탕세를 도입한 이후 가당음료 구매량이 약 6~10%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영국 역시 2018년 가당음료에 설탕부담금을 도입한 뒤 음료 제조업체들이 당 함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품을 재구성하는 변화가 나타났으며, 이후 아동의 비만과 충치 치료 횟수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당류와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학교 주변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그린푸드존)을 통해 고열량·저영양 식품과 고카페인 식품의 판매를 제한하고 있으며, 어린이 대상 식품 광고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나트륨·당류 저감 정책과 식품 표시 기준 개선이 병행되고 있고, 설탕세 도입 필요성 여부도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다만 식품업계에서는 설탕에 대한 과세가 결국 소비자 가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가공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면 정말 건강이 좋아지나요?
A. 연구에 따르면 가격이 약 20% 오르면 구매량이 최대 26%까지 줄고, 이로 인해 제2형 당뇨병과 심장질환 발생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조기 사망 감소 효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Q2. 설탕세와 가공식품 세금은 무엇이 다른가요?
A. 설탕세는 주로 가당음료에만 적용되는 반면, 이번 연구는 과자·가공육 등 더 넓은 식품군에 세금을 적용합니다. 분석 결과, 이러한 방식이 설탕세보다 더 큰 건강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Q3. 세금을 올리면 소비자 부담만 늘어나는 것 아닌가요?
A. 연구에서는 세수를 과일·채소 가격 인하에 활용할 경우 전체 식품 가격 구조가 개선되고, 특히 저소득층에서 더 큰 건강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단순 부담 증가가 아니라 식품 선택 환경을 바꾸는 정책으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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