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3일 (월)

“휴대폰 내려놓고 아이 눈 보세요”⋯눈맞춤이 학습의 시작, 마주봐야 배운다

눈 맞추면 뇌파 동기화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아기는 말하는 사람과 눈을 마주볼 때 학습이 이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기는 말하는 사람과 눈을 마주볼 때 학습이 이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눈맞춤이 아기와 화자의 뇌파를 동기화해 언어 습득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싱가포르 난양공대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Adult-to-infant unidirectional neural coupling mediates selective social learning in infants from the United Kingdom and Singapore’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눈맞춤, 무엇을 학습할지 결정하는 신호

아기들은 시각과 청각 등 수많은 자극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한 정보인지 가려내야 하는데, 여기에는 눈맞춤이나 이름 부르기 같은 사회적 신호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러한 신호가 실제 학습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앞선 연구를 통해 성인과 아기가 서로 눈을 마주칠 때 뇌파가 동기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눈맞춤이 언어 학습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세 가지 언어 들었지만, 눈맞춤 이뤄진 경우에만 학습 이뤄져

연구진은 영국과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생후 8~10개월 유아 4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화면에서 세 음절로 이뤄진 단어가 반복되는 세 종류의 가상 언어를 아이들에게 들려줬다. 화면 속 화자는 세 언어 모두 같은 사람이었지만, 착용한 안경에 차이를 뒀다. 첫 번째 경우에는 눈이 선명하게 보이는 투명한 안경을 썼고, 두 번째는 눈을 부분적으로 가렸으며, 세 번째 경우에는 짙은 색 안경으로 눈이 완전히 보이지 않도록 했다.

연구진은 뇌파검사를 통해 언어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아기들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동시에 화자가 언어를 말할 당시의 뇌파 데이터도 확보해 두 집단의 뇌파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분석했다.

이후 연구진은 아기들에게 익숙한 언어의 구절과 새로운 단어를 들려주며 학습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아기들은 세 가지 언어를 모두 들었지만, 화자의 눈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던 언어만 학습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맞춤이 가능했을 때에만 아기와 화자의 뇌파가 유의미하게 동기화됐고, 동기화 수준이 높을수록 학습 효과도 컸다.

빅토리아 레옹 난양공대 교수는 “아기들은 결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하며 “세 가지 언어를 모두 들려줬지만, 화자의 눈을 볼 수 있었던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학습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아기들이 화자의 눈을 볼 수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비슷한 시간 동안 화면을 바라봤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히 오래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고, 눈맞춤 자체가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카일리 클랙슨 박사는 “아기들이 화면을 집중해서 바라보는 것처럼 보여도 눈맞춤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며 “뇌파 동기화 현상은 학습이 단순한 정보 축적이 아니라 선택의 과정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영국과 싱가포르에서 모두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눈맞춤의 효과가 특정 문화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특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싱가포르의 아기들은 전반적으로 화면 속 화자를 더 오래 바라봤는데, 연구진은 화자의 외모가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차이는 학습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휴대폰 내려놓고 아이와 눈 맞추세요”

연구진은 눈맞춤 외에도 미소 짓기, 손가락으로 가리키기, 이름 부르기 같은 행동 역시 아기의 주의를 끌고 학습을 촉진하는 중요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레옹 교수는 “부모는 아이의 이름을 부르거나 눈을 맞추는 행동이 단순히 주의를 끄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 과정을 활성화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아이를 가르치거나 설명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면, 눈을 마주쳤을 때보다 아이가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거나 학습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폰을 내려놓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는 행동은 ‘지금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의도를 전달하는 강력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기는 왜 눈을 마주쳐야 더 잘 배울까?

A. 연구진은 눈맞춤이 아기와 화자의 뇌파를 동기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기는 이를 통해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 판단하고, 해당 정보를 선택적으로 학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 단순히 오래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A. 그렇지 않았다. 실험 결과 아기들은 화자의 눈이 보이는 경우와 보이지 않는 경우 모두 비슷한 시간 동안 화면을 바라봤다. 하지만 눈맞춤이 이뤄진 상황에서만 언어 학습 효과가 확인됐다.

Q. 눈맞춤 외에 학습에 도움이 되는 행동은 무엇일까?

A. 연구진은 미소 짓기, 손으로 가리키기, 아이의 이름 부르기 등도 중요한 사회적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행동은 아이에게 '지금부터 중요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미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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