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20년 전 노래는 기억하는 데…다용도실에 온 이유는 왜 생각 안 날까?

움직이기 전에 말하고, 생각하면 기억 더 잘할 수 있어

다용도실에 무엇을 찾으러 들어온 것인지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덜컥 치매의 조짐이 아닐까라는 두려움도 생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전 중 라디오에서 20년 전 들었던 노래가 흘러나오면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된다. 전부를 따라 부를 수는 없더라고 후렴 부분을 포함해 가사의 절반 이상을 기억해 낸다.

그런데 정작 다용도실에 무엇을 찾으러 들어온 것인지는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덜컥 치매의 조짐이 아닐까라는 두려움도 생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억력 감퇴의 징후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은 최근 기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알려줬다.

우선 기억은 단일한 개념이 아니다. 노래 가사를 기억하는 것은 장기 기억에 의존하는데, 장기 기억이란 수년에 걸쳐 축적된 정보를 저장하는 뇌 전체에 분포된 신경망을 말한다. 측두엽의 언어 영역, 청각 피질, 발화에 관여하는 운동 영역, 경험을 의미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감정 회로 등이다.

음악은 신경학적으로 매우 복잡하다. 리듬, 언어, 움직임, 감정 등 여러 시스템을 동시에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정보 부호화를 강화해 노래를 따라 부를 때마다 관련된 시냅스 연결이 강화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적이 된 이 경로 때문에 가사를 거의 자동적으로 떠올릴 수 있게 된다.

반면 다용도실에 들어간 이유를 기억하는 것은 뇌의 임시 저장 공간이 작업 기억에 의존한다. 작업 기억은 짧은 시간 동안 소량의 정보만 저장할 수 있으며, 주위 환경에 민감하다. 따라서 단 하나의 다른 생각만으로도 작업 기억이 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알림, 잡생각, 할 일 등 끊임없는 방해 요소로 공격받는 작업 기억을 유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다용도실로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다. “망치를 가지러 갈 거야”처럼 말로 표현하면 추가적인 언어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켜 더 잘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간단한 시각화이다. 찾으려는 물건을 잠시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도 작업 기억을 더 잘 유지할 수 있다.

물리적인 단서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엌으로 가기 전에 빈 머그컵을 집어 들면 물이나 커피를 따르러 간다는 목적을 잊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들이 효과적인 이유는 상황 변화로 인해 의도가 흐려지기 전에 이를 강화해 기억이 외부 간섭에 덜 취약해지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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