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분이 부족하면 췌장의 기능이 크게 떨어지며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철분은 폐에서 받아들인 산소를 전신의 세포로 운반하고, 에너지 생산과 면역 기능·뇌 인지 기능 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과 함께 만성 피로, 두통, 탈모, 손·발톱 이상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다만 과도한 철분 섭취는 인슐린 분비 기능을 떨어뜨려 제2형 당뇨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특히 선천적으로 철분 축적량이 많은 남성이나 짧은 기간 과도하게 영양소를 보충 섭취할 가능성이 높은 임신부 등은 철분 섭취 때문에 당뇨병을 앓을 위험이 최소 50%, 최대 300%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와 관련해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의대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철분 결핍 현상을 재현한 뒤 췌장 기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검증했다. 그 결과 철분이 부족하면 정상적인 ‘췌장 베타세포’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이 상황이 7주 이상 지속되면 인슐린 저장량이 거의 완전히 고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 베타세포는 혈중 포도당 농도를 감지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다. 식사 후 상승한 혈당을 낮추고 체내 에너지 밸런스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세포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철분 결핍 역시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철분은 몸 안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다. 철분이 부족해지면 미토콘드리아의 호흡이 줄어들어 충분한 에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특히 대사량이 많은 베타세포는 에너지가 줄었을 때 타격이 크고, 산화 스트레스가 늘어나며 급속도로 세포가 손상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책임자인 니코 더 레우 브뤼셀자유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철분 결핍은 가장 흔한 영양분 결핍 현상 중 하나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에게 나타날 정도”라며 “몸 안에 철분이 너무 많아도 베타세포에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 재현한 ‘철분 결핍’ 상태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성인 남성은 하루 9~10mg, 성인 여성은 8~14mg의 철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임산부는 태아와 태반 형성을 위해 하루 24~25mg의 철분을 섭취해야 한다. 5세 이하 어린이는 6mg, 6세 이상은 성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섭취하면 된다. 하루 45mg 이상의 섭취는 간 손상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소고기나 굴, 조개류, 붉은 살코기나 닭고기, 시금치, 건포도 등은 철분 섭취를 위해 흔하게 권장되는 식재료다. 철분제를 따로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빈혈 증상이 의심된다면 임의로 보충제를 먹는 것보다 혈액 검사를 통해 정확한 철분 수치를 확인한 후 의사와 상당해 섭취량을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가 발행하는 오픈액세스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