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어지럽다 했는데”…흔한 ‘이 약’ 과다 복용 후 사망한 55세女, 무슨 일?

검시 결과 혈중 세르트랄린 농도 치명 수준 확인…복용량 주의해야

흔히 처방되는 항우울제를 복용하던 50대 여성이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흔히 처방되는 항우울제를 복용하던 50대 여성이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사고가 전해졌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던 가운데, 최근 검시 결과 실수나 착오로 권장 용량보다 많은 약을 복용한 '우발적 과다복용'으로 결론 났다. 검시 당국은 관련 약물의 복용량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켄트주 그레이브젠드에 살던 그레이스 울루닥(55)은 사망 당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인 세르트랄린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었다.

검시 기록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1월 11일 사망했다. 사망 하루 전 그레이스는 어지럼증과 호흡 곤란을 느껴 의료진과 상담했고 구급차를 부르라는 조언을 받았지만 그는 긴 대기 시간 때문에 응급실에 가기를 꺼려했다.

다음 날 다시 어지럼증을 느낀 그는 집에서 넘어지며 벽에 머리를 부딪쳤다. 딸이 구급차를 불러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그는 심정지를 일으켰고 결국 자택에서 사망했다.

최근 열린 검시 발표에서 보조 검시관 베네사 홀트는 독성 검사 결과, 사망자의 혈액 1ℓ당 세르트랄린 농도가 1.94mg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혈액 1ℓ당 세르트랄린 농도가 1.5mg 이상이면 약물 농도가 위험 수준에 해당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사망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수치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검시관은 결론에서 “사망은 과다복용의 결과로 판단되지만 의도적인 행위라는 증거는 없다”며 “자살을 시도했다는 어떠한 징후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식 사망 원인은 ‘세르트랄린의 우발적 과다복용’으로 기록됐다.

유가족 역시 성명을 통해 “어머니는 가족과 손주들을 위해 살았고 삶을 사랑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의도를 보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검시 과정에서 딸은 과다복용이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엄마는 단지 몸이 좋아지길 원했을 뿐이었다”며 “복용량이 문제였는지, 용량이 너무 높았던 것인지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항우울제 ‘세르트랄린’ 과다복용 위험성…세로토닌 증후군·대사 변화 가능성 지적

세르트랄린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로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치료에 널리 사용된다. 영국 NH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세르트랄린 하이드로클로라이드 처방이 약 2470만 건에 달할 정도로 흔한 약물이다.

국내에서도우울증·공황장애·강박장애·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1차 치료 약물이다. 국내 제약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SSRI는 전체 항우울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세르트랄린 제제의 연간 처방 시장 규모는 약 60억 원대 수준으로 에스시탈로프람과 함께 주요 처방 약물군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량 복용이나 복용량 변경 과정에서 충분한 약물 중단 기간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약물 독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혈중 농도가 과도하게 상승하면 중추신경계와 심혈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SSRI 계열 약물은 세로토닌 증후군 위험이 알려져 있다. 체내 세로토닌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질 때 발생하는 약물 반응이다. 경증은 체온 상승 없이 혈압 상승과 빈맥만 나타나는데, 심하면 고열, 불안, 떨림, 발한, 동공 확장, 설사 등이 동반된다.이 증후군은 세르트랄린을 다른 세로토닌 증가 약물과 함께 복용할 때 나타날 수 있다.

트립탄 계열 편두통 치료제, 트라마돌이나 메타돈 같은 진통제, 세인트존스워트와 인삼 등의 보충제, 덱스트로메토르판이 포함된 기침·감기약 등이 대표적인 예다. 증상으로는 혼란, 초조, 근육 경련, 발한, 오한, 설사 등이 보고된다.

실제로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지난해 ⟪란셋(The Lancet)⟫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세르트랄린을 포함한 일부 항우울제가 치료 시작 후 첫 8주 동안 체중, 심박수,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 증가와 관련된 강력한 근거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효소는 간, 뼈, 장, 신장 등 여러 조직에 존재하며 단백질 분해와 대사 과정에 관여한다. 연구진은 약물별 위험 차이를 반영해 항우울제 치료 지침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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