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잠자리 바뀌면 왜 잠이 안 올까?

생존 본능에 따르는 머릿속 신경 세포 때문

첫날 밤 효과는 낯선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 세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외국 여행 때 쉽게 잠을 못 자는 것은 시차 때문이다. 그런데 시차가 없는 국내 여행에서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있다. 오래 전부터 ‘첫날 밤 효과’로 불려 온 이 현상의 원인이 밝혀졌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첫날 밤 효과는 낯선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 세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나고야대 연구진은 쥐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동물이 새로운 환경에 들어갈 때 활성화되는 IPACL CRF 뉴런이라고 불리는 특정 신경 세포들을 발견했다. 이 신경 세포들은 포유류에서 감정과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뇌 영역인 확장된 편도체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뉴로텐신을 분비해 각성 상태를 유지시켜 준다.

이에 따라 낯선 곳에서 첫날밤을 보내면 뇌는 마치 야간 경비원처럼 경계 태세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주변 환경이 안전한지 확인할 때까지 한쪽 눈을 뜨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반응은 생존을 위해 진화해 온 것이다.

연구진이 새로운 방에 옮긴 쥐들의 뇌 활동을 기록한 결과 IPACL CRF 뉴런이 매우 활성화됐다. 연구진이 이 뉴런의 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하자 쥐들은 새로운 환경에서도 빨리 잠들었다. 반대로 뉴런을 활성화시키자 쥐들은 더 오랫동안 깨어 있었다.

연구진은 “IPACL CRF 뉴런이 뉴로텐신을 이용해 운동과 경계를 담당하는 뇌 영역인 흑질과 소통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확장된 편도체와 흑질이 모든 포유류에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에게도 유사한 신경 회로가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는 불면증과 불안 장애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만성 스트레스를 겪는 많은 사람들은 밤에 과도하게 깨어 있는데 이 신경전달물질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이 수면을 돕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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