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7일 (금)

“치매 위험 4배 높아진다” 장난으로도 ‘이곳’ 때리면 안되는 이유

반복된 헤딩·두부 충격으로 인한 만성외상성뇌병증, 치매와 직접적 연관 가능성 제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만성외상성뇌병증(CTE)이 치매, 인지 저하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축구·럭비·권투 등 접촉 스포츠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머리 충격이 치매의 원인으로 정식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만성외상성뇌병증(CTE)이 치매, 인지 저하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미국 보스턴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와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한 논문(CTE neuropathology alone is associated with dementia and cognitive symptoms)에서 반복적인 두부 외상에 노출된 뇌 기증자 614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부검으로 CTE가 확진된 기증자는 366명, 확진되지 않은 기증자는 248명이었다. 연구진은 부검에서 알츠하이머병 등 다른 주요 퇴행성 뇌질환이 확인된 사례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분석 결과, 가장 심각한 단계인 CTE 4단계로 판명된 경우 치매를 앓고 있었을 가능성이 CTE가 없는 사람보다 약 4.5배 높았다. CTE 3단계에서도 치매 위험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진은 CTE 병리 소견만으로도 치매와 인지 증상이 설명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초기 단계(1·2단계) CTE에서는 치매와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책임저자인 마이클 알로스코 교수(신경학)는 “이번 연구는 CTE가 치매의 잠재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며 “인지 저하와 치매가 CTE의 결과임을 확립하는 것은 살아있는 동안 CTE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축구계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법적 분쟁과 맞물린다. 전직 선수들과 유가족들은 반복적인 헤딩 등으로 인한 뇌 손상 위험으로부터 선수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며 축구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28일 영국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고든 맥퀸의 사망과 관련해, 검시관은 “축구 경기 중 반복적인 헤딩이 뇌 손상에 기여했으며, 이는 CTE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맥퀸은 생전에 혈관성 치매와 CTE 진단을 받았으며, 2023년 6월 70세 나이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잉글랜드 1966년 월드컵 우승 멤버였던 노비 스타일스, 바비 찰턴, 레이 윌슨, 마틴 피터스 등 여러 유명 축구 선수들도 사망 전 치매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TE는 뇌에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병리 소견을 보이지만 손상 양상은 다르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로 인해 CTE가 생전에 알츠하이머병 등 다른 치매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생전 치매 진단을 받았던 기증자 186명 가운데, 40%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지만 부검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의 증거가 없었고, 38%는 치매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고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CTE와 관련된 증상은 반복적인 머리 충격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 기억력 저하와 혼란, 계획·조직 능력 저하 등이 주요 증상으로 보고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보행 장애나 운동 기능 저하도 동반된다.

알로스코 교수는 “CTE를 비교적 경미한 질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환자와 가족의 실제 경험과는 다르다”며 “이번 연구는 CTE가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알츠하이머병 등 다른 치매와 구별할 수 있는 진단법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CTE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환인가요?
A. 아닙니다. CTE와 알츠하이머병은 모두 타우 단백질 축적이 특징이지만, 손상 양상과 발생 원인이 다릅니다. CTE는 반복적인 두부 충격과 연관된 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과는 다른 병리적 패턴을 보입니다.

Q2. 반복적인 헤딩이 실제로 치매 위험을 높이나요?
A. 이번 연구에 따르면, 반복적인 두부 충격으로 발생한 CTE가 고도 단계(3·4단계)에 이르면 치매와 인지 저하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졌습니다. 특히 4단계 CTE에서는 치매 동반 가능성이 약 4.5배 높았습니다.

Q3. CTE는 생전에 진단할 수 있나요?
A. 현재 CTE는 확정 진단이 주로 부검을 통해 이뤄집니다. 다만 연구진은 CTE가 치매의 한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생전 진단법 개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