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명상은 치매 예방 탁월?”… ‘이것’ 지켜야 확실한 효과

같은 명상이어도 호흡 속도 늦추면 생리 반응 달라져…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 감소

의도적으로 느리게 호흡하며 실시한 마음챙김 명상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혈중 단백질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상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호흡 속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도적으로 호흡 속도를 늦추며 실시한 마음챙김 명상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혈중 단백질 수치를 낮춘 반면, 호흡 조절 없이 진행한 명상은 오히려 해당 단백질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는 명상이 치매 위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가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명상의 어떤 요소가 실제 생물학적 변화를 이끄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A Randomized Clinical Trial Reveals Effects of Mindfulness and Slow Breathing on Plasma Amyloid Beta Levels)는 국제학술지 《심리생리학(Psychophysiology)에 발표됐다.

명상 시 느린 호흡 병행,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축적되는 것이 대표적인 병리적 특징이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세포 활동의 정상적인 부산물로 생성되는 단백질 조각이지만, 생성이 과도하거나 제거가 원활하지 않으면 서로 엉겨 뇌 기능을 방해한다.

연구를 이끈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마라 매더 교수(노인학·심리학·생명공학)는 “이완된 상태에서는 숨을 들이쉴 때 심박수가 올라가고 내쉴 때 감소하는데, 호흡을 느리게 하면 이 심박수 변동폭이 더 커진다”며 “이러한 느린 호흡을 동반한 명상은 혈중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를 낮추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규칙적인 명상 경험이 없는 18~35세 건강한 성인 89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일주일간 △느린 호흡을 하면서 마음챙김 명상 △평소 호흡대로 마음챙김 명상 △대조군 등 세 그룹 중 하나에 무작위 배정됐다. 이 가운데 첫 번째 그룹은 호흡을 내쉴 때 5초, 들이마실 때 5초를 지키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은 호흡 속도에 관한 지시 없이 복부의 감각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대조군에는 명상이나 호흡과 관련한 어떠한 개입도 없었다.

두 명상 그룹은 하루 두 차례, 회당 20분씩 총 40분간 7일 동안 명상을 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노트북과 심박수 센서를 이용해 실제로 명상과 호흡이 지침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고 생리 반응 기록을 수집했다.

호흡 속도에 따라 다른 결과 도출

심박수 분석 결과, 느린 호흡 그룹은 심박수 변동폭이 크게 증가해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 것이 확인됐다. 반면, 일반 호흡 그룹은 휴식 상태와 유사한 생리 반응을 보였다.

실험 전후 채취한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관찰됐다. 느린 호흡 명상 그룹에서는 혈중 아밀로이드 베타(Aβ40·Aβ42) 수치가 감소했지만, 정상 호흡 명상 그룹에서는 이 수치가 오히려 증가했다. 대조군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명상 초보자의 경우 마음챙김 명상 자체가 집중을 유지하기 위한 정신적 노력을 요구해, 각성 상태를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주의 집중을 돕는 신경조절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 분비가 증가해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이 촉진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더 교수는 “동일하게 마음챙김 명상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호흡 속도를 늦췄느냐 여부에 따라 일주일 만에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타우 단백질·정서 지표는 변화 없어

알츠하이머병의 또 다른 바이오마커인 타우 단백질이나 아밀로이드 비율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지표 변화에 더 긴 시간이 걸리거나 이미 병리적 변화가 시작된 고령층에서 의미 있게 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분,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심리적 지표에서도 그룹 간 차이는 없었다. 연구진은 “일주일이라는 기간이 정서적 변화를 확인하기에는 짧은 기간이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혈중 감소가 곧 치매 예방은 아냐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과도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혈중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가 곧바로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참가자들이 모두 젊고 건강했다는 점도 한계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향후 보다 긴 기간 동안 느린 호흡을 실시해 전후로 뇌척수액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변화를 직접 측정하는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매더 교수는 “뇌척수액에서도 혈액에서와 유사한 감소가 확인된다면,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를 5~10년 전 수준으로 되돌릴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며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촉발 요인으로 여겨지는 단백질 엉킴을 지연시키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느린 호흡의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지도 검증할 계획이다. 만약 이러한 효과가 누적된다면, 매일 실천 가능한 느린 호흡 명상은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늦추기 위한 저비용 개입이 될 잠재력을 지닌다.

다만 연구진은 “아직까지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 아밀로이드 베타를 감소시킨 행동 개입은 거의 없다”며 “뇌 수준에서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다음 핵심 단계”라고 밝혔다.

[자주 묻는 질문]

Q1. 느린 호흡 명상을 하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나?

아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혈중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이며, 이것이 곧바로 알츠하이머병 예방이나 발병 위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구진 역시 뇌척수액 분석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Q2. 일반적인 마음챙김 명상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나?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명상 초보자의 경우, 집중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일시적으로 각성을 높여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를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숙련자나 장기 명상가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Q3. 느린 호흡은 어느 정도 속도가 기준이 되나?

이번 연구에서는 들이마시기 5초·내쉬기 5초, 즉 분당 약 6회 호흡이 기준으로 사용됐다. 이는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는 호흡 속도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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