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아이 엉덩이 확인하라”…‘이 자세’ 자폐 장애 신호 일 수 있다?

자폐·ADHD 아동에서 관찰되는 ‘오리 엉덩이’ 자세, 골반 기울기 변화와 보행 패턴 이상과 연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에서 관찰되는 보행과 자세의 미묘한 차이를 둘러싼 기존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에서 관찰되는 보행과 자세의 미묘한 차이를 둘러싼 기존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근 수년간 발표된 보행 분석, 운동학 연구들을 종합해본 결과, 일부 자폐 및 ADHD 아동에게서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며 엉덩이가 상대적으로 돌출돼 보이는 이른바 ‘오리 엉덩이’ 자세가 관찰된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이 살펴본 지난 10여 년간 진행된 보행 및 자세 연구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은 걷는 동안 골반이 평균적으로 비자폐 아동보다 약 5도 더 전방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단순한 체형 차이가 아니라, 신경발달 특성과 연관된 근육 사용 방식과 균형 조절의 차이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해석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의 어려움, 반복적인 행동, 감각 자극에 대한 과민 반응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 질환이다. 이와 함께 발끝으로 걷는 행동이나 특정 자세로 장시간 머무는 습관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행동은 엉덩관절 굴곡근을 지속적으로 긴장시키며 골반 전방경사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결과 신체 정렬이 흐트러지고, 서 있거나 걸을 때 비효율적인 보상 동작이 나타난다.

운동 조절과 균형을 담당하는 소뇌와 기저핵은 자폐에서 비정형적 발달이 보고된 뇌 영역이다. 연구진들은 이러한 뇌 기능의 차이가 근육 조절과 자세 안정성에 영향을 미쳐, 보행 패턴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2018년 이탈리아 국립 연구·입원·보건 연구소 연구진은 ⟪Frontiers in Psych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자폐 아동과 일반 아동의 보행을 3차원 동작 분석으로 비교했다. 가상현실 환경이 결합된 트레드밀에서 보행을 분석한 결과, 자폐 아동은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 골반이 과도하게 앞으로 기울어졌고, 엉덩관절에서 허벅지가 더 많이 굽혀졌으며, 발목의 움직임은 제한적인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보행 이상은 자폐 증상의 중증도와도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자세와 보행 변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허리, 엉덩이, 무릎에 부담을 증가시켜 근골격계 통증이나 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방으로 기울어진 골반은 신체 정렬을 무너뜨려 하부 요추와 고관절, 무릎 관절에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가할 수 있다.

유사한 결과는 ADHD 아동에서도 보고됐다. 2017년 일본 연구진은 9~10세 남아를 대상으로 한 보행 분석에서 ADHD 아동이 평균 약 4.5도 더 전방으로 기울어진 골반 자세를 보였으며, 보행 속도 또한 더 빠른 경향을 나타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골반 전방경사는 과잉행동성과 충동성 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으며, 연구진은 ⟪PLOS ONE⟫에 해당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체적 변화가 자폐나 ADHD의 원인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다만 신경발달 특성이 근육 사용과 균형 조절,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나는 하나의 신호 또는 부수적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기에 이러한 자세 이상을 인지할 경우, 스트레칭이나 근력 강화 운동, 물리치료 등 비침습적 중재를 통해 신체적 부담을 줄이고 기능적 움직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2025년 기준 약 31명 중 1명꼴로 진단되고 있으며, ADHD와의 동반 진단도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신경발달 장애 아동의 평가 과정에서 행동과 인지뿐 아니라 자세와 보행 등 신체 움직임에 대한 관찰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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