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9일 (목)

눈 속 ‘이것’ 보면 노화 속도까지 다 보인다고?

7만여 명 데이터 분석…망막 혈관 구조와 심혈관질환 위험·생물학적 노화 속도 연관 확인

망막의 미세혈관 패턴이 단순할수록 노화 관련 생체지표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눈 속의 미세한 혈관 구조가 생물학적 노화 속도 및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망막의 미세혈관 패턴이 단순할수록 노화 관련 생체지표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맥마스터대와 PHRI(Population Health Research Institute) 공동 연구팀은 7만 여명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망막 혈관의 복잡성과 심혈관질환, 수명 지표 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7만 4000여 명 데이터 분석…혈관 구조 단순할수록 위험 증가

연구진은 4개의 대규모 국제 코호트에 포함된 총 7만 4000여 명의 망막 영상을 분석해 혈관의 분지(여러 방향으로 퍼져 나가는 상태) 정도와 복잡성을 수치화했다.

그 결과, 망막 혈관의 분지가 적고 구조가 단순할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으며, 노화와 관련된 생체지표에서도 불리한 변화가 관찰됐다. 특히 이러한 패턴은 염증 반응이 활발해지고 수명과 관련된 지표가 낮아지는 경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염증·혈관 노화 관련 단백질 확인…신약 표적 후보 가능성

연구진은 유전체 분석과 혈액 생체지표 검사를 병행해 망막 혈관 변화와 관련된 분자적 요인도 탐색했다. 이 과정에서 MMP12, IgG-Fc 수용체 IIb(FCGR2B) 등 염증 및 혈관 노화와 관련된 단백질이 망막 혈관 단순화 및 심혈관 위험 증가에 관여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러한 단백질은 향후 혈관 노화를 늦추는 신약 개발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비침습적 망막 스캔으로 건강 위험 평가 가능성

망막은 신체의 미세혈관 상태를 비침습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 부위다. 혈액을 채취하거나 복잡한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도 단순 촬영만으로 혈관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마리 피제르 부교수(맥마스터대 의대)는 “눈은 인체 혈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과 같다”며 “망막 혈관의 변화는 전신 미세혈관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망막 스캔, 유전정보, 혈액 생체지표를 연결해 노화와 혈관계의 분자 경로를 규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향후 망막 스캔이 심장질환, 뇌졸중, 치매 등 노화 관련 질환의 위험을 조기에 평가하는 비침습적 방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연구는 코호트 기반의 관찰 및 유전 분석 연구로, 아직 망막 영상만으로 질환 위험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연구진은 앞으로 장기 추적 및 전향적 임상 연구를 통해 평가의 정확도를 높이고, 기존 진단 도구와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Mendelian randomization study implicates inflammaging biomarkers in retinal vasculature, cardiovascular diseases, and longevity(DOI: 10.1126/sciadv.adu1985)’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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