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30대인데 ‘이 증상’이 폐경?”…단순 건망증 아냐, 女의 뇌 뒤흔드는 이 정체는?

기억력 저하·집중력 감퇴 부르는 ‘브레인 포그’, 단순 건망증 아닌 폐경기 호르몬 변화의 신호

폐경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맞이하는 생리적 변화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은 여전히 미궁인 것들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폐경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맞이하는 생리적 변화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은 여전히 미궁인 것들도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여성들은 폐경 초기 혹은 심지어 30대부터 ‘브레인 포그(Brain Fog)’라 불리는 인지 저하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건망증이 아니라, 호르몬 변화로 인해 뇌 기능과 수면 리듬이 무너지는 신호라는 것이다.

영국 매체 미러 등 소개에 따르면 수면테크 기업 심바(Simba)가 30세 이상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들이 처음 기억력 저하와 집중력 감퇴를 인식한 평균 연령은 47세였다. 일부는 30대 초반부터 증상이 시작됐다고 답했다. 증상은 평균 4년 이상 지속됐으며, 일부 여성은 10년에서 20년 가까이 이어졌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37%는 “안개 속에서 생각하는 듯하다”고 표현했고, 35%는 “느린 인터넷처럼 생각이 버퍼링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30%는 “시동이 걸리지 않는 오토바이를 억지로 돌리는 기분”처럼 머릿속이 멈춘 듯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증상이 직장과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35%의 여성은 브레인 포그로 업무 효율이 떨어졌다고 답했으며, 38%는 “아무리 노력해도 예전처럼 명료하게 사고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이 증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42%는 “주변의 이해 부족이 가장 힘들다”고 호소했다.

수면 자선단체(The Sleep Charity) 리사 아티스 부대표는 “브레인 포그는 단순 피로감이 아니라, 폐경기 호르몬 변화가 뇌의 회복 기능을 교란한 결과”라며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이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폐경기에는 에스트로겐, 멜라토닌, 코르티솔의 균형이 무너진다. 에스트로겐 저하는 체온 조절 기능을 떨어뜨려 밤중 열감과 수면 방해를 일으키며, 뇌의 기억 저장 과정(REM·서파수면)을 손상시킨다. 또 코르티솔의 불안정성은 스트레스 반응을 과도하게 유발해, 수면의 질과 인지 기능 모두를 악화시킨다.

영국 내에서는 약 1550만 명의 여성이 폐경을 겪고 있으며, 이 중 단 2%만이 “현재 상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80% 이상은 “방치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인 관리에 나설 것을 권한다. 호르몬대체요법은 일부 여성에게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보일 수 있으며, 인지행동치료도 도움이 된다. 또 일상 습관 교정으로도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수면 전문가 리사 아티스가 제시한 실천법을 소개하면, 오후 1시 이후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고,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야간 불안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체온 조절을 위해 통기성이 좋은 침구를 사용하고, 밤에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하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피하며, 천연 아로마 오일로 흡입 등 자연 요법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아침 햇빛을 10~15분 쬐는 등 규칙적인 생체리듬 관리가 필수적이다. 음주를 통한 수면 유도는 오히려 REM 수면을 방해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브레인 포그는 단순한 피로가 아닌, 폐경기의 뇌 건강 이상을 알리는 생리학적 신호”라며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교정, 필요 시 호르몬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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