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2일 (일)

“나를 위해 꽃 사지 말라”...투병 끝에 떠난 美 작가, 직접 쓴 부고 '화제'

“가족이 인생의 최고,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해야”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으로 투병 중이던 린다 브로시 머피. 자신의 부고 글과 함께 이 사진을 영정으로 준비해뒀다. 사진-장례식장 사이트 사진 캡처

부고는 사망한 사람의 살아 있을 때 활동과 업적 등을 정리한 글이다. 따라서 이미 죽은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 여성 작가가 자신이 죽기 전 스스로 쓴 부고가 화제다.

미국 CBS 뉴스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에 살면서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으로 투병 중이던 린다 브로시 머피는 다가오는 최후를 앞두고 자신의 마지막 이야기를 남겼다. 작가인 그는 자신의 부고와 함께 영정 사진도 준비해뒀다. 그는 지난 9월 21일 숨졌고, 가족은 부고와 사진을 장례식장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농담조로 쓴 자필 부고문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고, 최근 지역 언론에 보도되면서 잔잔하면서도 울림이 큰 화제가 됐다.

“음, 이 부고를 읽고 계시다면 제가 죽은 것 같네요”라는 글로 시작된 부고는 “와,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났군요... ALS 합병증으로 인한 공포감으로 사망했어요”라는 문장으로 이어졌다. 루게릭병으로도 알려진 ALS는 말하고, 걷고, 삼키고, 숨 쉬는 데 필요한 뇌와 척수의 신경 세포를 파괴하는 희귀 질환이다. ALS는 치료법이 없으며, 대부분의 환자는 진단 후 3~5년 정도 생존한다.

3년 간의 투병 끝에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린다는 “너무 젊었다!”라며 “제 멍청한 ALS 때문에 말도 못 하는 슬픈 지경에 이르렀어요. 말을 못 한다는 건 ‘사랑해!’라고 말할 수 없다는 뜻이죠. 간식을 사달라고 전화할 수도 없고,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주문할 수도 없어요”라고 썼다.

또 “삶이 매일매일, 매일매일 엄청난 부담이 됐지만, 불치병으로 인한 매일의 고통과 투쟁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어요”라며 “남편과 42년 동안 함께 살았지만, 최근에 인공호흡기가 침대로 옮겨지면서 ‘세 쌍둥이’가 됐죠”라고 농담을 했다.

린다는 “가족이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렸죠! 언제 어디서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뭘 하든 즐거웠죠”라고 회상했다.

그는 “저는 마음속 깊이 아주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라며 부고 기사를 읽는 모든 사람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파티, 여행, 모험에 ‘예’라고 말하세요. 그리고 그곳에 있는 동안 잔을 들어 저를 위해 ‘건배’해 주세요!”라고 썼다.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당부도 했다. “텔레마케터, 식료품점 직원, 던킨스 매장 직원, 가족, 친구 등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세요. 친절하고 긍정적으로 말하세요. 정말 부정적으로 대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썼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 꽃을 사지 말라고 요청했다. “제발, 제발, 꽃에 돈 낭비하지 마세요”라며 “복권을 여러 장 사서 지나가는 낯선 사람들에게 나눠주세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세요. 그것이 제 추억을 기리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2022년 ALS 진단을 받기 전, 2012년 유방암과 투병 끝에 살아남은 린다는 암 투병 중 유머 감각을 발휘해 ‘암 따위 그만’이라는 제목의 책을 쓰기도 했다.

그는 부고 기사 외에도 자신의 관을 직접 고르고, 장례식 음악을 선정했으며, 자신을 기리는 댄스 파티를 기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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