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 중 나타나는 극심한 구토와 메스꺼움, 임신성 오심 및 구토(nausea and vomiting of pregnancy, NVP)나 임신오조증(Hyperemesis Gravidarum, HG)이 여성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에서 실시된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해당 질환을 경험하는 여성의 절반 이상이 실제로 임신 중단까지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HG는 흔한 입덧과 달리, 임산부 약 0.3~11%에서 나타나는 드문 합병증이다. 일반적인 입덧의 수준을 넘어, 음식을 전혀 삼키지 못해 급격한 체중 감소, 탈수, 전해질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입원이 필요하다. 증상이 장기간 이어지며 우울감이나 불안과 같은 정신적 문제까지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HG는 임신 16주 이전에 시작돼 심한 오심·구토로 정상적인 음식과 수분 섭취가 불가능하고, 일상생활에 현저한 제한이 있을 때 진단된다. 탈수나 체중 감소는 흔한 증상이지만, 필수 진단 기준은 아니다.
조사 결과, 절반이 “임신 중단 고려”
호주 플린더스대 연구팀은 현재 또는 과거에 NVP 또는 HG를 경험한 여성 28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HG에 대한 경험, 치료제 사용과 부작용, 증상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54%가 임신 중단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90%가 더 이상 자녀를 갖지 않을 것이라 밝혔고, 62%는 증상이 나타나는 내내 우울과 불안을 자주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생활 전반에도 심각한 영향이 드러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 여성이 사회생활과 집안일, 업무, 다른 자녀 돌봄, 식사, 수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당한 영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연구를 이끈 루크 그제스코비악 박사는 “HG 환자들은 충분한 사회적, 의료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질환이 여성과 가족의 삶에 남기는 신체적, 정서적 부담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항구토제, 치료 효과 제한적…부작용 호소도 많아
HG 치료에는 보통 항구토제가 사용된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절반의 여성만이 치료 효과를 경험했으며, 상당수는 약물 부작용으로 복용을 중단해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여성의 경우에는 약물 부작용이 오히려 질환 자체보다 더 힘들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아로마테라피나 허브요법 등 대체 요법을 병행한 경험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일부 치료법의 경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함에도, 환자들이 증상 완화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사회적 낙인 없도록 인식 개선 필요...개인 맞춤형 관리 필요
그제스코비악 박사는 HG가 단순한 입덧으로 치부되면서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에 직면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데도 어려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는 단순히 임상적 문제가 아니라 여성들의 삶의 질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을 보여준다”며 “임상 지침이 치료의 기본 틀을 제시하더라도,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의 정신적·사회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Assessing the burden of severe nausea and vomiting of pregnancy or hyperemesis gravidarum and the associated use and experiences of medication treatments: An Australian consumer survey(doi.org/10.1371/journal.pone.0329687)’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