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만난 이와 책이나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빠르게 친해진 경험이 있는가? 최근 이러한 현상 뒤에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같은 영화를 볼 때 유사한 뇌 활동을 보인 사람들은 시간이 흐른 뒤 실제로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서로 만난 적이 없는 대학원생 41명을 모집해 과학, 음식, 스포츠, 환경, 사회적 사건을 다룬 영화 장면을 시청하는 동안 자기고영영상(MRI) 뇌 스캔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운동, 지각, 감각 처리와 관련된 대뇌피질 200개 영역과 감정, 자율신경기능을 담당하는 피질하 14개 영역 등 총 214개 영역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학교 도착 직후 MRI 스캔을 받아 서로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최소화됐다. 이후 2개월과 6개월이 뒤, 참가자 및 같은 강의를 듣는 학생 246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활동을 함께한 친구를 묻는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나 가까워진 사람들은 앞서 MRI 스캔 때 좌측 안와전두피질에서 매우 유사한 뇌 활동을 보인 학생들이었음이 드러났다. 이 부위는 사회적 의사결정과 밀접하게 관련된 영역이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동질성(homophily)’이라는 개념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즉, 유사한 뇌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서로 끌려 친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나이나 성별, 인종과 같은 인구학적 특성이나 행동, 취향의 유사성에 따라 무리를 이루는 현상은 원시 사회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맥락에서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동질성이 단순히 성격이나 관심사 때문이 아닌, 뇌 반응의 유사성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에도 친구 관계와 성격적 유사성 간의 연관성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결과는 일관되지 않았다. 최근 이뤄진 일부 연구는 가까운 친구 사이에 뇌 구조나 자극 반응이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지만, 대부분 단편적 연구라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이 서로 알기 전부터 뇌 반응의 유사성을 확인하고, 이후 6개월간의 관계 형성 결과를 추적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연구진은 “이러한 뇌 활동 패턴이 인구통계학적 요인이나 공통의 관심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며 “특정 뇌 영역에서의 유사성이 향후 우정 및 사회적 친밀감을 예측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Neural similarity predicts whether strangers become friends(DOI: 10.1038/s41562-025-02266-7)’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