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목)

비만 주사 맞고 우울?…“GLP-1 약물, 자살 위험 근거 없어”

5만9000명 임상 분석 결과, 자살 위험과 연관 無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국내 출시된 비만치료제 위고비. 최근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로 화제를 모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가 최근 자살 충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해당 약물을 복용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례가 보고되며 안전성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최신 연구에 따르면, GLP-1 계열 치료제와 자살 위험 증가 간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회지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총 5만9000명 이상의 당뇨병·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27건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 데이터를 메타 분석한 결과, GLP-1 작용제 사용군과 위약(가짜 약)군 간 자살 관련 위험에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6개월 이상 진행된 RCT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검토했다. 분석 대상은 GLP-1 작용제 투여군 3만2357명, 위약 투여군 2만7046명으로, 총 14만2835인년(person-years) 동안 추적관찰이 이뤄졌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9.5세, 여성 비율은 44%였다.

그 결과 연구 대상자 중 자살, 자살 시도, 자살 충동 또는 자해 사건은 총 33건 보고됐다. 하지만 GLP-1 작용제 투여군(0.044건/100 인년)과 위약군(0.040건/100 인년) 간 발생률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 통계적으로도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GLP-1 작용제와 대표적인 경구용 당뇨약인 DPP-4 억제제 간 비교 연구에서도 자살 및 자해 사건 발생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분석에서도 당뇨병 유무나 특정 GLP-1 작용제 종류에 따른 차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31건의 연구 중 5건은 5% 이상의 환자가 연구 도중 탈락해 일부 편향 가능성이 존재했지만, 나머지 연구에서는 이질성이 낮아 전반적인 분석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자살 위험 증가한다는 주장은 과장"

연구를 주도한 이란 테헤란대 의과대학 테헤란 심장센터 푸야 에브라히미 박사와 미국 예일대 의과대학 후안 카를로스 바틀레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GLP-1 작용제가 자살이나 자해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근거가 없다는 기존 연구들과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GLP-1 계열 약물은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개발됐지만,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되면서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위고비’, ‘젭바운드’ 등 일부 제품은 헐리우드 스타들과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체중 감량 목적으로 사용하며 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약물 복용 후 우울감, 불안감, 심지어 극단적 선택 충동이 증가했다는 사례가 일부 보고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규제 기관들도 GLP-1 계열 약물과 정신 건강 간 연관성을 면밀히 조사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GLP-1 작용제 사용과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불필요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는 JAMA Psychiatry 3월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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