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월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2021년 6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기록적인 폭염으로 숨진 사람의 8%는 조현병 진단을 받은 환자로 나타났다. 조현병은 신장질환과 관상동맥질환 등 저자들이 분석한 다른 모든 조건보다 더 위험한 요소라는 점이 밝혀졌다.
미국정신의학햡회(APA)의 로버트 페더 기후 및 건강 컨소시엄 대표는 “기온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이러한 영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기온 상승은 자살 시도 및 정신 건강 관련 응급실 방문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가뭄이나 산불로 인한 입자가 더 많아져 기후 위기가 악화될 수 있는 대기 오염에 장기간 노출되면 불안감이 높아지고 극단적 선택이 증가하게 된다.
일부 정신과 환자가 열사병이나 사망과 같은 폭염의 피해에 더 취약한 이유는 ‘앞쪽 시상하부(anterior hypothalamus)’라는 뇌 부위 때문이다. 이 곳은 신체의 온도 조절기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논문의 주저자인 캐나다 워털루대의 피터 크랭크 교수(지리 및 환경 관리학)는 “앞쪽 시상하부는 너무 덥거나 추울 때 몸을 떨기 시작하고 땀을 흘리도록 다른 뇌부위에 지시한다”며 “양극성 장애, 조현병, 조울증의 세 가지 장애는 모두 앞쪽 시상하부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 전달을 손상시킨다”라고 설명했다.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은 세로토닌과 도파민과 같은 뇌 화학 물질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물질은 일반적으로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뇌에서 더 낮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브라운대 브래들리 병원의 정신과 의사이자 APA 기후 변화 및 정신 건강위원회 위원장인 조슈아 워첼 교수는 “시상하부는 세로토닌의 자극에 직접적으로 의존한다”고 말했다. 뇌의 세로토닌 수치는 외부 기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약을 통해 뇌의 세로토닌 수치를 조절하면 땀을 흘리는 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장애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일부 약물은 땀을 흘리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거나 체온을 상승시켜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 페더 대표는 조현병, 양극성 장애, 편집증 및 망상 치료에 자주 사용되는 항정신병 약물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아리피프라졸, 올란자핀, 리스페리돈, 케티아핀 및 루라시돈 같은 약물이 이에 해당한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일부 각성제(리스덱삼페타민 및 암페타민/덱스트로암페타민 염)와 항불안제 또한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기분 안정제인 리튬은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
정신 건강 증상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생활 습관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따뜻한 기온은 정신 건강 증상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페더 대표는 “대부분의 정신 건강 상태의 특성은 일단 진단을 받으면 해당 질병의 재발 위험”이라며 “이런 재발은 종종 어떤 유형의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데 기후재난은 확실한 스트레스가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