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식단, 혼밥과 대비되는 이유

[사진=rrvachov/게티이미지뱅크]
– 올리브오일, 채소, 과일 섭취 중요…육류는 맛내는 정도만 

– 신체활동, 사교활동도 지중해 식단에 포함

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 식사를 하는 ‘혼밥’ 식문화가 형성됐다. 문제는 혼밥을 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간편식으로 대충 식사를 해결한다는 점이다. 잦은 가공식품 섭취는 영양상 불균형을 일으키고, 성인병이 발생하는 지름길이다.

이런 혼밥과 대척점에 있는 식단이 바로 ‘지중해 식단’이다. 지중해 식단은 건강한 식단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동시에 ‘사회적 식단’이기도 하다.

26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주최한 지중해 식단 세미나에서 쿠킹스튜디오 FICO 대표인 지윤진 셰프(조리학과 교수)는 “지중해 식단의 뛰어난 점은 사회적 식단이라는 점에 있다”며 “훌륭한 식재료와 요리, 이를 먹는 방식과 라이프스타일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 지중해 식단”이라고 말했다.

지중해 식단은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유일한 식단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대표적인 건강 식단이기도 하다.

OECD 회원국 중 평균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상위 5개국에도 지중해 국가 두 곳이 포함된다. 일본과 스위스에 이어 지중해 국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중해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지중해 음식은 올리브오일, 채소, 과일, 해산물, 곡류, 콩류, 유제품, 와인, 물 등을 주재료로 한다.

이 중에서 특히 중요한 식재료는 올리브오일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1인당 1kg의 올리브오일을 섭취하는 동안 그리스 사람은 17kg, 스페인 사람은 13kg, 이탈리아 사람은 12kg의 올리브오일을 먹는다.

지 셰프는 “이탈리아에서 식문화와 슬로푸드를 공부할 당시 이탈리아 친구의 식사 초대를 받았다”며 “친구가 준비한 샐러드에는 친구의 할머니가 시칠리아 농장에서 직접 딴 올리브로 만든 올리브오일이 들어있었는데, 이는 마치 한국에서 시골 할머니들이 깨로 기름을 짠 다음 서울 식구들에게 보내주는 문화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 만큼 지중해 국가 사람들에게 올리브오일은 흔한 식재료다.

올리브오일은 세계 3대 장수식품 중 하나로 꼽힌다. 나쁜 콜레스테롤(LDL)의 생성을 억제하는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고 토코페롤,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 물질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또한,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이 성분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해 혈관을 깨끗하게 하고 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춘다.

채소, 과일, 해산물, 곡류, 콩류, 유제품 등도 지중해 식단을 구성하는 중요한 식재료다. 채소는 토마토, 가지, 양파, 오이, 브로콜리, 파프리카, 피망, 당근, 비트 등이 많이 사용되고 과일은 포도, 레몬, 오렌지, 무화과, 석류, 사과 등이 많이 쓰인다.

유제품 중에는 치즈와 요거트를 많이 먹는다. 지 셰프는 “한국에서 간을 할 때 고추장, 간장, 된장을 쓰는 것처럼 이탈리아에서는 리코타, 페코리노 로마노, 모차렐라, 페타 등의 치즈로 간을 한다”고 설명했다.

WHO와 하버드대학이 함께 개발한 ‘지중해 식단 피라미드(Mediterranean Diet Pyramid)’를 보면 피라미드의 가장 넓은 하단 범위는 채소, 과일, 콩류, 곡류, 올리브오일이 차지한다. 지중해 국가에서 가장 많이 먹는 식재료가 이 같은 식물성 식품이다.

그 다음은 생선과 해산물, 닭류와 유제품 순으로 많이 먹고 육류와 당류 섭취는 최소화한다. 지 셰프는 “지중해 식단에서 육류는 음식의 맛을 내는 정도, 즉 감칠맛을 더하는 정도로만 먹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중해 식단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에는 ‘신체활동’도 포함된다. 지중해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는 비결에는 활동적인 생활, 혼밥이 아닌 사교적인 식사 등이 포함된다는 것. 혼밥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때로는 혼자 하는 식사가 심리적으로 편안하고 즐거울 수도 있다. 하지만 혼밥을 할 때 주로 가공식품을 먹는다거나 일상이 무기력하고 외롭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지중해 식단으로 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꾸려볼 수 있겠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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