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3일 (금)

가슴에 물 계속 차던 70세 여성⋯빼낸 액체 정체는 '소변'

교통사고 뒤 하루 최대 2.5L 배출⋯신장 기능 정상이었지만 요관 연결 부위 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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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를 당한 70세 여성의 오른쪽 가슴에 액체가 대량으로 고인 모습(왼쪽). 배액관으로 빼낸 액체는 붉은빛을 띠었다. 검사 결과 소변이 가슴 안에 고이는 희귀질환인 '요흉'으로 확인됐다. 사진=팡이펑 등 연구진/《BMC 폐의학》(2026)

교통사고를 당한 70세 여성의 오른쪽 가슴에 액체가 계속 고였다. 배액관으로 하루 최대 2.5L를 빼냈지만 좀처럼 줄지 않았다. 검사 결과 가슴에서 나온 액체는 소변이었다.

중국 톈진의과대학 종합병원의 팡이펑 등 연구진은 이 사례를 지난 21일 국제학술지 《BMC 호흡기의학(BMC Pulmonary Medicine)》에 발표했다.

소변량·신장 기능 정상인데⋯가슴에서 하루 최대 2.5L 배출

여성은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 갔다. 뇌출혈과 갈비뼈·골반·허리뼈 골절, 폐 손상 등 심각한 부상을 입어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다.

문제는 오른쪽 가슴에 계속 고이는 액체였다. 의료진은 폐를 둘러싼 공간인 흉강에 배액관을 넣어 액체를 빼냈다. 인공호흡기를 뗀 뒤에도 하루 800~2500mL가 흘러나왔다.

처음에는 사고로 가슴 안에 피가 고인 것으로 의심했다. 실제로 처음 나온 액체도 붉은색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색은 옅어졌지만 배출량은 여전히 많았다.

그런데 여성의 소변량과 신장 기능은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도 없었다.

의료진이 가슴에서 나온 액체를 검사하자 크레아티닌 농도가 혈액보다 약 32.6배 높았다. 크레아티닌은 근육에서 생겨 소변으로 배출되는 노폐물이다. 액체는 산성도(pH)가 5.0으로 소변과 비슷했다.

70세 여성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오른쪽 요관에서 새어 나온 소변이 신장 주변을 거쳐 가슴 안까지 이동한 경로가 확인됐다. 빨간 화살표는 소변 누출 부위, 파란 화살표는 횡격막 손상 의심 부위, 보라색 표시는 가슴 안에 고인 액체를 가리킨다. 사진=팡이펑 등 연구진/《BMC 폐의학》(2026)

소변 내려가는 통로 끊어져⋯폐 주변까지 흘러들어

정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원인이 드러났다. 오른쪽 요관에서 새어 나온 소변이 신장 주변을 거쳐 가슴까지 흘러들어 간 흔적이 발견됐다.

요관은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을 방광까지 운반하는 관이다. 연구진은 사고로 가슴과 배를 구분하는 근육인 횡격막이 손상돼 소변이 그 틈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처럼 소변이 폐를 둘러싼 공간에 고이는 현상을 '요흉(urinothorax)'이라고 한다.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요로가 손상되거나 소변이 내려가는 통로가 막혔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의료진은 복강경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에서 오른쪽 신장 안에 소변이 모이는 공간인 신우와 요관의 연결 부위가 완전히 끊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도 여성의 소변량과 신장 기능은 정상 범위였고 혈뇨도 없었다. 신장 기능이 정상이고 혈뇨가 없더라도 심각한 요로 손상이 숨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의료진은 끊어진 신우와 요관을 다시 연결하고 소변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관을 넣었다.

수술 후 가슴에 고이던 액체가 크게 줄었고 배액관도 제거했다. 7개월 넘게 추적관찰한 결과 신장 기능은 정상이었으며, 관련 증상이 재발했다는 보고도 없었다. 다만 교통사고로 인한 운동장애는 남았다.

이번 사례를 발표한 중국 연구진은 심한 외상을 입은 환자의 가슴에 액체가 계속 고인다면 요로 손상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변량과 신장 기능이 정상이어도 소변이 이동하는 통로는 손상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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