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을 위해 사용하는 물건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건조한 공기를 촉촉하게 만드는 가습기부터 매일 밤 몸을 맡기는 매트리스까지 관리 상태에 따라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최형재 약사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몸을 병들게 하는 침실 물건 5가지’에 관한 영상을 올렸다. 그가 꼽은 물건은 △오래된 가습기 물 △오래된 매트리스 △오래된 러그 △인센스 스틱 △TV였다. 그가 지목한 물건들은 실제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본다.
가습기 물, 오래 방치해서 세균 증식하면 폐 건강 위협
최 약사가 가장 위험하다고 지목한 것은 가습기 물이다. 그는 “물탱크 물을 자주 교체하지 않으면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고 물방울과 함께 기관지에 들어오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폐에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아기들이 감염돼 사망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습기 물통에 물을 오래 방치하면 세균이나 곰팡이가 증식할 수 있다. 특히 초음파식 가습기는 물을 미세한 입자로 만들어 공기 중에 분사하기 때문에 물속 미생물과 오염물질도 함께 퍼질 수 있다. 오염된 공기를 반복적으로 흡입하면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과민성 폐렴과 같은 염증성 폐질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가습기 물은 매일 비우고 물통을 건조한 뒤 새 물을 채워야 한다. 무엇보다 가습기 종류에 따라 적합한 물과 세척 방법이 다르므로 제조사의 관리 지침을 확인해야 한다.
오래된 매트리스, 집먼지진드기 쌓여 비염과 천식 악화
매일 사용하는 매트리스도 관리가 필요하다. 매트리스에는 피부에서 떨어진 각질과 먼지 등이 축적될 수 있는데, 이는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집먼지진드기 자체가 사람을 물거나 감염병을 옮기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진드기의 배설물과 사체에서 유래한 알레르겐이다. 이에 민감한 사람은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의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나타나거나 천식이 악화될 수 있다.
최 약사는 “오래된 매트리스일수록 진드기가 많다”며 “이는 비염과 천식의 원인”이라고 했다. 따라서 오래된 침구는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필요하면 집먼지진드기 차단용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매트리스가 심하게 오염됐거나 꺼짐 등으로 수면에 불편을 준다면 교체를 고려할 수 있다.
오래된 러그, 먼지와 진드기 축적으로 알레르기 유발
최 약사는 “오래된 러그의 털 사이에는 먼지와 진드기가 쌓여 있다”며 “먼지는 기관지 염증을 일으키고 진드기는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을 유발한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러그에 쌓인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겐은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이 있는 사람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러그를 밟거나 청소하는 과정에서 쌓여 있던 먼지가 다시 공기 중으로 퍼질 수도 있다. 특히 털이 길고 두꺼운 러그는 섬유 사이에 먼지와 피부 각질 등이 축적되기 쉽다. 따라서 러그는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세탁 가능한 제품이라면 권장 방법에 따라 세탁해야 한다. 알레르기 증상이 심한 사람은 침실에 러그를 두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인센스 스틱, 향기와 함께 미세먼지도 발생
향긋한 냄새를 내기 위해 사용하는 인센스 스틱도 주의가 필요하다. 인센스 스틱은 향료가 포함된 재료를 태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소 과정에서 미세먼지와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여러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
최 약사는 “향을 태우면 아주 고운 미세먼지가 나온다”며 “이런 먼지를 마시면 몸에 염증이 생겨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했다. 특히 창문을 닫은 좁은 침실에서 장시간 사용하면 실내 오염물질 농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을 피울 때는 충분한 환기가 중요하다. 또 잠을 잘 때는 인센스 스틱을 태우지 않는 것이 좋다.
침실 TV, 수면 방해하고 체중 증가 원인이 되기도
잠들기 전 TV를 시청하거나 TV를 켜놓은 채 잠드는 습관도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TV 화면에서 나오는 빛은 생체리듬에 영향을 미치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할 수 있다. TV 소리 역시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깊은 잠을 못 자면 체중 관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 약사는 “깊게 자지 못하면 피곤이 안 풀리고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살이 찔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야간 인공조명 노출이 체중 증가와 관련 있다는 연구도 있다. 국제학술지 ≪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이 여성 4만3722명을 분석한 결과, TV나 조명을 켜놓고 자는 여성은 어두운 환경에서 자는 여성보다 약 5년간 체중이 5kg 이상 증가할 위험이 17% 높았다.
이처럼 침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습기 물은 매일 교체하고, 매트리스와 러그는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공기청정기 필터는 권장 주기에 맞춰 교체해야 한다. 또 취침 중 불필요한 빛과 실내 연소 오염물질 노출을 줄이는 것이 쾌적한 수면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