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3일 (금)

“이제 좀 쉬고 싶은데”…손주 맡긴 딸, 50-60대 엄마의 심정은?

조부모가 떠안은 손주 돌봄, 공식 일자리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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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돌봄과 관련해 정부-국회-지자체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 직전까지 독립을 안 해 엄마가 뒷바라지를 했던 딸이 아기를 낳았다. 예정보다 빠른 임신이다. 너무 사랑스런 손주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 딸은 육아 휴직할 형편이 안 된다며 손주 돌봄을 간청한다. “그래”… 반승락은 했지만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귀여운 손주를 잠시 보는 것과 하루 종일 돌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 외출도 맘대로 못하고 손주 육아에 시달리는 친구를 떠올리면 걱정도 된다. 손주 육아, 어떻게 볼 것인가?

외출 못 하고 종일 손주 돌봄…무릎 좋지 않고 생활비 걱정

손주는 참 사랑스럽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말을 실감한다. 하지만 손주를 하루 종일 돌보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외출하는 자유도 없어지고, 무엇보다 허리, 무릎 관절이 좋지 않다. 1년여 전까지 딸을 뒷바라지 했는데, 이젠 손주 차례다. 남편은 젊은 시절 사업 실패로 국민연금 납부를 빼 먹어 연금 액수가 적다. 지금도 알바로 생활비를 번다. 나도 알바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종일 집에서 손주를 돌봐야 한다.

종일 손주 돌보지만…50% 정도 대가 받지 못해

조부모가 종일 손주를 돌보지만 50% 정도는 자녀에게서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5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5∼74세 조부모 1063명은 하루 6.0시간씩, 주 평균 4.6일 모두 26.8시간 손주를 돌봤다. 0∼1세 아기의 주당 돌봄 시간은 33시간이 넘었다. 어린이집에 보내면서도 조부모 도움을 요청한 이유는 늦은 퇴근 시간 때문이었다. 취학 전 아이는 부모의 퇴근 시간이 너무 늦어서, , 초등학생은 부모 퇴근 전까지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조부모 도움이 필요했다.

원하지 않았지만…자녀 부탁으로 손주 돌봄 맡아

앞의 조사에서 조부모의 53.3%는 원하지 않지만 자녀의 부탁을 거절 못해 손주를 맡고 있었다. 손주 돌봄 이후 육체 피로가 늘었다는 응답은 73.7%, 스트레스가 높아졌다는 응답은 60.4%였다. 허리-무릎 등 기존 질환이나 통증이 심해졌다는 응답도 47.8%에 달했다. 조부모의 48.0%는 대가 없이 손주를 돌봤다. 보수를 받는 경우 월평균 77만여 원이었다. 반면에 조부모들이 생각하는 손주 돌봄의 적정 대가는 월평균 107만 원이었다.

조부모가 떠안은 손주 돌봄, 공식 일자리로 만들다

힘들어도 손주 돌봄은 가족을 잇는 효과가 있다. 맞벌이 자녀를 돕는 버팀목이다. 다만 이를 개인의 희생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정부-국회-지방자치단체가 더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경상북도는 지난해부터 맞벌이·다자녀 가정의 60세 이상 조부모가 주 5일, 하루 길게 3시간, 0~10세 손주 돌봄을 맡으면 4대 보험 적용, 1인당 월 76만 원 정도의 급여를 지급한다. 조부모가 떠안은 아이 돌봄을 공식 일자리로 끌어올려 맞벌이 부부의 육아 어려움과 부모의 노후 소득 공백을 함께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지자체에만 기대지 말고, 막대한 저출산 관련 예산으로 손주 돌봄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맞벌이 부부가 아기를 낳지 않은 이유는 육아의 어려움도 크다. 일부 공무원-공기업, 대기업을 제외하곤 작은 기업은 육아 휴직 등이 자유롭지 않다. 월급은 적고 퇴근이 늦어 육아 자체가 힘들다. 전국 중소기업에 맞벌이 부부들이 더 많다. 이들을 위한 육아 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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