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이 술 안주로 먹은 두리안에 해외 팬들의 걱정이 쏟아졌다.
아이린은 최근 유튜브 채널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에 출연해 진행을 맡은 가수 이영지와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눴다. 평소 ‘냉미녀’ 이미지의 아이린은 술 기운에 긴장이 풀리며 점점 취기가 오른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 영상을 본 해외 팬들, 특히 태국 등지의 팬들이 아이린이 ‘안주’로 맛있게 먹은 과일 두리안에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해외 팬들은 “두리안은 절대 술과 같이 먹으면 안된다”, “술과 함께 먹으면 매우 위험하다”, “심하면 죽을 수도 있는 조합” 등 우려를 표했다.
특유의 냄새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는 두리안, 정말 술과 함께 먹으면 위험할까?

‘과일의 왕’ 두리안, 영양 풍부하지만 열량은 높아
두리안은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재배되는 열대과일이다. 크기가 크고 영양이 풍부한 데다 독특한 맛과 향을 지녀 동남아에서는 오래전부터 귀한 과일로 여겨져 ‘과일의 왕’이라 불린다.
두리안은 식이섬유와 비타민 C, 칼륨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높이고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비타민 C는 항산화 작용과 면역 기능에 관여한다.
다만 다이어트 과일로 보기는 어렵다. 두리안은 과일 가운데 열량과 탄수화물이 높은 편이어서 많이 먹으면 오히려 총열량 섭취가 늘어날 수 있다. 또 칼륨 함량이 높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떨어져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사람은 과량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두리안+술, 정말 ‘죽음의 조합’일까?
두리안과 술이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단순한 괴담만은 아니다. 과학적으로 의심할 만한 연구가 실제로 있다.
2009년 국제학술지 《푸드 케미스트리(Food Chemistry)》에는 일본 쓰쿠바대와 필리핀대 연구진이 시험관 실험을 통해 두리안 추출물이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의 활성을 억제할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를 발표했다. ALDH는 술을 마셨을 때 생성되는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데 관여하는 효소다. 연구진은 두리안의 일부 황 함유 성분이 이 효소의 작용을 방해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두리안과 술을 함께 먹으면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더 오래 남아 얼굴이 붉어지고 두근거림·메스꺼움·구토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후속 동물실험에서도 두리안과 에탄올을 함께 투여했을 때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증가와 저체온 등의 변화가 관찰됐다.
두리안과 술이 함께 등장한 사망사건이 보도된 적도 있다. 2013년 태국 촌부리에서 술병과 두리안이 발견된 가운데 47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2019년에는 파타야에서 두리안과 와인을 먹던 48세 남성이 숨진 사건이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다만 두 사건 모두 두리안과 술의 조합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확인되진 않았다.
그렇다면 두리안과 술은 정말 치명적인 조합일까?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두리안과 술의 조합이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두리안과 술이 서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기됐지만, 이를 ‘치명적인 음식 궁합’으로 단정할 충분한 임상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다만 두리안의 일부 성분이 알코올 대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술과 두리안을 함께 과량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커피·우유도 안 된다?”…확실한 근거는 부족
인터넷에서는 두리안과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음식으로 커피·우유·게 등이 거론되지만, 이들 음식과 두리안을 함께 먹었을 때 중독이나 사망을 일으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두리안+커피가 위험하다”, “두리안+우유가 혈압을 급격히 올린다” 등의 주장을 사실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식품과학 전문가들도 두리안과 특정 음식의 조합을 금기시하는 주장의 상당수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두리안은 ‘독이 되는 과일’도, 술과 함께 먹으면 반드시 위험한 과일도 아니다. 다만 두리안과 술의 상호작용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실험 연구가 있는 만큼, 술과 두리안을 함께 과량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