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당뇨만 문제 아냐…혈당 높을수록 뇌 빨리 늙는다

혈당 높을수록 실제 나이보다 뇌 더 노화…잠재적 인과 가능성도 제시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뇌의 노화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뇌의 노화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당이 높은 경우 뇌의 여러 영역에서 부피 감소가 관찰됐으며, 치매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뇌 관련 질환과도 연관성을 보였다.

사람의 뇌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변한다. 일반적으로 30~40대 이후 뇌의 크기와 부피가 서서히 줄고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나이에서 예상되는 것보다 뇌의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뇌 노화가 빨라지면 이른 시기에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며, 각종 신경·정신질환과 신경퇴행성질환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문제는 뇌가 노화하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린대와 중국의과대 연구진은 신경영상과 혈액 속 대사물질, 유전체 정보를 종합 분석해 뇌 노화와 관련된 대사 요인을 추적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MRI로 ‘뇌 나이’ 예측

연구진은 영국의 대규모 코호트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자료를 토대로,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해 특정 뇌 영역의 크기와 조직 특성, 구조 변화 등 영상에서 측정할 수 있는 1079개의 특징을 추출했다.

먼저 건강한 참가자 4333명의 자료를 이용해 뇌 영상으로 나이를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시키고 성능을 비교했다. 이 가운데 LASSO(least absolute shrinkage and selection operator) 회귀 모델이 평균 오차율 3.26년으로 가장 정확하게 뇌 나이를 예측했다.

연구진은 이 모델을 이용해 총 3만 7458명의 뇌 나이 격차(BAG, Brain Age Gap)를 계산했다. 뇌 나이 격차는 MRI에서 예측한 뇌의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를 뜻한다. 예를 들어 50세인 사람의 뇌가 영상 분석에서 55세 수준으로 예측됐다면 뇌 나이 격차는 5년이다. 이 수치가 클수록 실제 나이에 비해 뇌의 노화가 더 진행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혈액에서 측정한 대사체 자료를 분석했다. 대사체는 우리 몸의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거나 사용되는 작은 분자들을 말한다.

2만 178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엄격한 통계적 보정을 거친 뒤에도 뇌 나이 격차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는 혈장 대사체 9개가 확인됐다. 그리고 이 가운데 가장 강한 연관성을 나타낸 것은 혈장 포도당, 즉 혈당이었다. 분석에 의하면,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MRI에서 관찰된 뇌가 실제 나이보다 더 노화된 특징을 보였다.

연구진은 유전정보를 활용해 혈당과 뇌 노화의 관계를 추가로 분석했다. 유전적 차이를 토대로 두 요인의 인과관계 가능성을 추정한 결과, 높은 혈당이 뇌 노화를 가속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확인됐다.

높은 혈당, 치매·알츠하이머병 등 7개 뇌 질환과 연관

높은 혈당과 뇌 건강 사이의 연관성은 질환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전체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우울증, 불안 등 7개 뇌 관련 질환과의 연관성이 크게 나타났다. 또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인지 능력과 운동 기능, 정신건강 관련 지표는 낮은 경향을 보였다.

뇌 구조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높은 혈당 수치는 대뇌피질과 피질하 구조, 소뇌에 걸친 80개 뇌 영역의 부피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 특정 부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뇌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혈당과 구조적 노화의 연관성이 관찰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포도당 대사가 뇌 노화 과정에서 조절 가능한 경로일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평생 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조기 개입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혈당과 관련된 포도당 대사가 뇌 노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조기 개입의 잠재적 표적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앞으로 높은 혈당과 뇌 노화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고, 특정 신경퇴행성질환이나 신경정신질환에서 어떤 기전이 작용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Metabolomic signatures of brain aging: A multimodal and genetic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혈당이 높으면 뇌가 실제 나이보다 빨리 늙나요?
이번 연구에서는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MRI로 예측한 뇌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더 많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유전정보를 활용한 분석에서도 높은 혈당이 뇌 노화를 가속하는 데 잠재적인 인과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 다만 혈당 상승이 모든 사람의 뇌 노화를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2. 높은 혈당은 어떤 뇌 질환과 관련이 있었나요?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전체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우울증, 불안 등 7개 뇌 관련 질환과 더 큰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인지 능력과 운동 기능, 정신건강 관련 지표는 낮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Q3. 혈당을 낮추면 뇌 노화를 늦출 수 있나요?
이번 연구는 혈당을 낮추는 치료나 생활습관 개입의 효과를 직접 시험한 연구는 아닙니다. 다만 포도당 대사가 뇌 노화 과정에서 조절 가능한 경로일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혈당 관리가 실제로 뇌 노화를 늦추는지는 추가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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