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해외 의료 연수생이 한국에서 수술 집도?… 이대로 괜찮을까

[박창범 닥터To닥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국 의사면허가 없는 해외 연수생이 책임교수의 지도 감독 없이 단독으로 수술을 집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압수수색과 함께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중동 등 해외에서 연수를 목적으로 온 의사 120여 명이 국내 주요 대학병원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원칙적으로 이들은 우리나라 의사 면허를 가진 지도 전문의의 입회 하에 승인된 범위에서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대형 대학병원에서 해외 연수생들이 단독으로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단독으로 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형 대학병원의 수술 운영 방식이 있다. 환자가 많은 유명 대학병원에서는 교수들이 동시에 두 개, 많게는 세 개 이상 수술방을 여는 경우가 많다. 교수 자신은 가장 중요한 수술 과정에만 직접 참여하고 나머지는 전임의나 연수생이 단독으로 혹은 교수의 지도감독 하에 수술을 할 수 있게 한다. 병원은 동시에 수술을 여러 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에 도움이 되고, 교수는 많은 환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전임의나 연수생도 수술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일석삼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연수생은 한국의 의사면허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대학병원 교수가 동시에 여러 수술방을 운영하는 관행 자체를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대학병원은 미래의 의사를 키우는 교육수련병원으로 전공의나 전임의가 전문의나 세부전문의가 되기 위해 필요한 수술법을 배우고 익힐 기회를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수가 직접 담당하기 때문에 교수가 수술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할 수도 없다.

문제는 이와 같은 관행을 환자에게 미리 알렸는지 여부이다. 대학병원에선 전임의나 해외 연수생이 수술을 직접 집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지 않을 때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수술이 전임의나 외국 연수생에 의해 시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있다.

또한 수련 중이거나 연수 중인 의사가 실수를 한다면 책임 소재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전 동의서에 수술에 참여하는 전임의나 해외 연수 의사의 성명, 참여 범위와 내용을 기재하고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유명 대학병원 교수들이 개인적인 이유나 국가의 경제 외교적 목적을 고려해 국내 의료진보다 해외연수생에게 수술과 같은 교육 기회를 우선 제공한다면 국내 의사들이 오히려 교육 받을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 결과 많은 국내 의료진이 수련 과정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수술이나 술기를 충분히 익히지 못하거나 아예 수련을 포기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필수의료를 담당할 국내 전문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미국은 외국 의사들의 연수를 적극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 단순 참관 위주이며 환자와 상담하거나 직접 접촉하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한국도 국제 의료 교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해외 연수생의 의료 행위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에 대하여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해외 연수생 교육이 국내 의료진의 수련 기회를 침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 또 전임의와 해외 연수생이 수술 과정에 참여할 때 이를 환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고 동의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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