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돈 걱정 스트레스, 자녀 뇌에도 영향 미친다고?”

소득 부족 느끼는 가정 아이, 뇌파검사서 아기 뇌 성숙 지연 징후 나타나

소득이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 가정에서 자란 아기들은 생후 첫 1년 동안 뇌 성숙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징후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린 시절 겪는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아이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가족 갈등 같은 스트레스는 어린 시절에 그치지 않고 이후 인지 발달과 건강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남길 수 있다.

다만 현실에서 가족이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하나의 요인으로만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다. 경제적 압박, 양육 부담, 삶의 여러 어려움이 동시에 겹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요인이 아이의 초기 뇌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이 가운데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진이 기존 연구처럼 위험 요인을 하나씩 따로 살펴보는 대신, 가족의 여러 환경 요인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주로 저소득층 지역을 담당하는 1차 의료기관에서 영유아 검진을 받은 가족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아이가 생후 4개월, 9개월, 12개월이 되는 시점에 부모들은 가계 소득 수준과 현재 소득이 가족의 생활에 충분하다고 느끼는지 여부, 그리고 양육 스트레스 수준에 관한 설문에 답했다. 또한 같은 시기 연구진은 뇌파검사(EEG)로 아기들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소득이 충분한지에 대한 부모의 인식’이 핵심 요인

분석 결과, 가계 소득이 가족의 필요를 충족하기에 결코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 양육자들은 경제적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삶에서 부정적인 사건을 더 많이 경험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러한 여러 요인을 함께 고려했을 때, 아이의 뇌 발달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요인은 ‘소득이 충분한지에 대한 양육자의 인식’이었다. 즉, 부모가 가정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기에 현재의 소득이 충분하다고 느끼는지가 중요했다.

연구에 따르면 소득이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 가정에서 자란 아기들은 생후 첫 1년 동안 뇌 성숙 속도에서 상대적으로 느린 징후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특히 알파와 베타 뇌파 활동에서 두드러졌다. 이 두 지표는 초기 뇌 발달 상태와 이후 인지 기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적 어려움, 다양한 방식으로 뇌 발달에 영향

연구 공동저자인 보스턴 아동병원 신경과학자 캐롤 윌킨슨 박사는 “영유아의 뇌 발달은 생물학적 요인뿐 아니라, 아이가 양육자와 환경 속에서 경험하는 일상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경제적 어려움이 △영양 상태 △주거 안정성 △부모의 스트레스 수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 △놀이·언어 노출 등 발달 자극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아이의 발달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이 지속적인 경제적 압박을 겪을 경우 부모가 놀이, 대화, 사회적 상호작용 같은 초기 학습 활동에 투자할 시간이나 에너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제적 안정 지원이 아동 발달에 장기적 이점

연구 공동저자인 정해린 박사는 “아이들은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이 서로 연결된 복잡한 상황 속에서 성장한다”며 “가장 핵심적인 요인을 개선하면 아이의 발달 환경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유아기 동안 가족이 기본적인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나 지원이 아이의 발달에 장기적인 이점을 가져올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Income insufficiency impacts early brain development in infants facing increased psychosocial adversity: A network-based approach’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부모의 경제적 어려움이 아기 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연구에 따르면 가정의 경제적 압박이 클수록 영양 상태, 주거 안정성, 부모의 스트레스 수준, 부모와 아이의 상호작용 등이 영향을 받아 초기 뇌 발달 환경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인과 관계보다는 연관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Q2. 연구에서 아기 뇌 발달은 어떻게 측정했나요?
연구진은 뇌파검사(EEG)를 이용해 아기의 뇌 활동을 측정했습니다. 특히 알파(alpha)와 베타(beta) 뇌파 활동을 통해 초기 뇌 발달과 관련된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Q3. 이 연구는 부모의 소득 자체보다 무엇을 중요하게 봤나요?
연구에서는 단순한 소득 수준보다 부모가 자신의 소득이 생활에 충분하다고 느끼는지 여부가 아기의 뇌 발달과 가장 강하게 관련된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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