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끝에 난 작은 종기를 가볍게 여겼다가 생명을 위협받는 응급 상황에 놓인 사례가 보고됐다. 네팔 국립의대(NAMS) 병원 연구팀은 최근 코끝 농양을 통해 미처 몰랐던 당뇨병을 발견하고, 치명적 합병증까지 막은 52세 남성의 사례를 분석해 발표했다.
네팔에 사는 52세 남성 A 씨는 일주일 전부터 코끝이 붓고 통증이 심해졌으나 단순 종기로 여겼다. 하지만 통증이 얼굴 전체로 퍼지고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지는 고열까지 나타나자 병원을 찾았다. 당시 이 환자는 코끝이 검붉게 변하며 고름이 찬 상태(농양)였으며, 의식은 뚜렷했으나 온몸에 쇠약감이 몰려왔다.
의료진은 코끝 농양 부위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이 환자의 혈당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는 평소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혈당이 높으면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평범한 세균 감염도 심각한 괴사성 농양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의료진은 즉시 농양 부위를 째고 고름을 빼냈다. 검사 결과 환자는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돼 있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고용량의 항생제를 투여하고 인슐린으로 혈당을 조절했다. 환자는 약 2주간 입원하며 집중 치료를 받았다. 감염이 얼굴 신경이나 뇌로 퍼지기 전이어서, 다행히 코의 정상적인 형태와 기능을 보존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1개월 후 추적 관찰에서 환자의 혈당이 안정적이고 농양 부위가 깨끗이 나은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Nasal Tip Abscess in Diabetes: A Rare Encounter)는 최근 국제 학술지 《임상 사례 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실렸다.
코끝 종기는 당뇨병이 보내는 빨간 불…얼굴의 ‘위험 삼각형’ 내 변화에 신경 써야
코끝 종기가 생명까지 위협하는 응급 상황으로 번질 수 있는 것은 독특한 혈관 구조와 당뇨병의 협공 탓이다. 눈썹 사이의 미간부터 입술 양 끝을 잇는 부위를 안면의 ‘위험 삼각형(Danger Triangle)’이라고 한다. 이 부위의 정맥은 뇌 안쪽 정맥과 직접 연결돼 있다. 판막이 없어 혈류가 거꾸로 흐르는 역류 현상을 막지 못하므로 코끝 세균이 곧장 뇌로 침투할 수 있는 고속도로에 해당한다.
당뇨병 환자의 피는 세균 증식을 돕는 반면 백혈구 기능을 떨어뜨린다. 가벼운 뾰루지(모낭염)도 당뇨 환자의 경우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 뾰루지가 심해지면 종기(농양)가 된다. 본인이 당뇨인 줄 모르고 지내다가 상처가 낫지 않거나 얼굴이 부어오르는 통증을 심하게 겪으며 뒤늦게 당뇨를 발견하는 사례도 있다.
당뇨병 환자는 코 주변 종기를 함부로 짜거나 방치해선 안 된다. 비위생적으로 종기를 짜거나 누르면 세균이 혈관 안쪽으로 들어가 뇌수막염, 뇌농양 등 무서운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코 주변에 종기가 생기면 전문의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코에 종기가 나면 당뇨 검사를 받아봐야 하나요?
A1. 종기 부위가 빠른 속도로 검붉게 변하거나 주변 조직이 딱딱해지고 통증이 얼굴 전체로 퍼지면 서둘러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고열이나 오한이 동반된다면 염증이 온몸으로 퍼지고 있다는 증거이니 즉시 병원을 찾아 혈당 수치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2. 당뇨 환자가 코 종기를 직접 짜면 실제로 뇌수막염에 걸릴 수 있나요?
A2. 그럴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얼굴의 ‘위험 삼각형’ 부위의 특성상 종기를 무턱대고 압박하면 세균이 뇌로 곧장 연결되는 혈관을 타고 뇌에 쉽게 침투할 수 있습니다. 이 세균이 뇌에 들어가면 뇌수막염, 해면정맥동 혈전증 등 치명적인 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코 종기는 전문의 도움을 받아 치료해야 합니다.
Q3. 혹시 평소 당뇨가 없어도 코 종기가 심하면 위험한가요?
A3. 그렇습니다. 당뇨가 없더라도 이 구역의 감염은 누구에게나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당뇨병 환자는 면역 체계가 약해 진행 속도가 훨씬 더 빠르고 결과가 치명적일 뿐입니다. 코 주변의 깊은 농양은 자가 치료보다 병원 처방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