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혼자서 버스, 지하철 탈 수 있나요?”…일본이 ‘노쇠’ 위험 가리던 뜻밖의 질문

[Vital Again] Pre-시리즈 ① 기능적 ADL: 노쇠(프레일티 frailty) 알리는 첫 시그널

일본은 20여 년 전부터 60, 70대를 위한 프레일티(노쇠) 검사를 해왔다. 그중 첫 번째 질문이 바로 버스, 지하철을 혼자서 타고 목적지로 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버스, 지하철로 혼자 외출할 수 있습니까?”

너무 쉬운 질문 같지만, 실은 그 속에 무척 많은 함의가 담겨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2006년부터 전국 65세 이상 노인에 공통으로 묻던 첫 번째 질문이기도 하다.

지난 20년간 1200만 명 이상이 이 질문으로 자신의 프레일티(frailty, 노쇠) 위험도를 확인했다. 전국 모든 지자체의 ‘개호(介護, 장기요양) 예방 사업’에도 활용했다. 전국 캠페인 도구였던 셈이다.

한국도 2024년 12월 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20%)에 진입했다. 하지만 아직 전국적으로 통일된 프레일티 평가 도구조차 없다.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측정할 뿐이다.

‘코메디닷컴’은 일본이 20여 년에 걸쳐 구축한 프레일티 예방 시스템을 8주에 걸쳐 소개한다. 3월부터 시작할, 본 시리즈 예고편이기도 하다. [편집자 주]

‘혼자 버스를 탄다’는 것은 단순히 다리 힘만 필요한 게 아니다. 노선을 기억하고, 요금을 계산하고, 목적지에서 내리는 판단을 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복합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동성+인지능력+사회성을 두루 내포한 복합지표인 셈이다. 그래서 “이동 능력을 잃으면 모든 게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일본은 보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기본 체크리스트’(基本チェックリスト) 25개 문항은 7개 영역으로 나뉜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도구적 일상생활능력(IADL, 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이다. 식사하기, 옷 입기, 세수하기, 배설하기 등 자신을 돌보기 위해 아주 기본적인 것들을 넘어 이동하기, 쇼핑, 금전 관리 등 독립적인 생활 가능 능력까지 묻는 것이다.

이 5개 질문에 하나라도 ‘아니오’가 있다면, 이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이 능력(IADL)이 사라지는 순간 집 안에 갇히고, 프레일티는 급속도로 진행된다.

일본 치바현 카시와시 “80%, 1년만에 회복”

일본 치바현 카시와시(柏市)는 2012년부터 ‘이동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혼자 외출하기 두렵다”고 답한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시민 자원봉사자, 일명 ‘서포터’가 처음 3개월간 동행하는 방식이다.

프로그램 참여자 320명을 3년간 추적한 결과는 놀라웠다. 80% 정도가 1년 후 혼자 외출이 가능했고, 병원 방문 횟수는 연 평균 3.2회에서 1.8회로 감소했다. “삶이 즐겁다”는 응답은 52%에서 78%로 뛰었다.

외출 능력을 되찾은 노인은 자연스럽게 운동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식사도 제대로 했다. 반면, 집에 갇힌 노인은 모든 것이 악화됐다. ‘이동’이 프레일티 예방의 출발점이었다.

한국은 측정조차 안 한다는데…

우린 어떨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 조사에 ‘대중교통 이용 가능 여부’ 항목이 있지만, 이것은 이미 거동이 불편해진 사람에게만 묻는다.

정작 프레일티 예방의 골든타임인 ‘전(前) 단계’, 즉 프리(pre)-프레일티 노인에게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일부 대학병원 노인병 클리닉, 일부 보건소에서 측정한다지만 전국 표준은 아직 없다.

그 결과는? “나는 프레일티(노쇠) 단계에 들어갔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방법이 없다. “언제부터 위험한가”를 알 수도 없다.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나”도 모른다. ‘초고령사회’ 한국에서 60, 70대의 프레일티 문제는 아직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나는 괜찮을까?”...당신도 30초면 알 수 있어요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서 혼자 외출할 수 있습니까?”

만약 ‘요즘 좀 불안하다’, ‘누가 같이 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바로 신호다. 일본 1200만 명이 이 질문으로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제 당신 스스로에게 그 질문들을 던져보자. 일상생활능력(IADL)을 가늠할 5개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이 지표들이 자신의 프레일티 단계를 가장 먼저 나타나는 신호이기 때문.

만약 그중 하나라도 ‘아니오’라고 한다면, 이제부터라도 프레일티가 더 진행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예방에 나서야 한다.

[Vital Again] pre-시리즈②에선 일본 ‘기본 체크리스트’(基本チェックリスト)의 두 번째 영역 ‘운동 기능’을 다룬다. “횡단보도 파란불에 안심하고 건너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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